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 14만여 가구 중 33%에 달하는 물량이 아직 구체적인 분양 계획을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이 작년보다 7만가구 넘게 줄어든 상황인데, 이마저도 상당수가 분양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10일 부동산R114가 국내 주요 건설사 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 14만6130가구 중 4만8227가구(33%)가 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선 예정 물량 2만1719가구 중 절반 가까운 1만432가구(48%) 일정이 미정이다. 경기는 5만550가구 중 1만6758가구(33.2%)가 미확정 상태다. 지방에선 광주가 1294가구 중 994가구(76.8%), 충남이 1만3496가구 중 7148가구(53%)로 미정 물량 비율이 높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미분양 우려가 크고, 수도권도 주택 매수 수요 감소와 정치권 혼란까지 겹쳐 분양 시기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나마 수요가 몰리는 서울 내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도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분양이 늦어지는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