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약을 받은 서울 지역 청년 매입 임대주택 918가구에 20만명 넘게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2017년 청년을 대상으로 매입 임대주택을 공급한 이래 가장 많은 신청자 수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월세로 수요가 몰리고 월세 가격이 치솟자 주거비 부담이 커진 청년층이 저렴한 임대주택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LH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신청을 받은 ‘2024년 4차 청년 매입 임대주택’의 청약 접수 결과, 서울 지역에서 총 178가구 모집에 4만972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279대1이나 됐다. LH는 연 네 차례 분기마다 청년 매입 임대주택을 공급하는데, 지난해 1~4차 누적으로 보면 총 918가구 모집에 20만2052명이 몰려 처음으로 신청자가 20만명을 넘었다. 전년(14만2002명)보다 42.3% 늘었고, 2022년(9만9723가구)과 비교하면 배(倍) 넘게 급증했다.
LH 청년 매입 임대주택은 도심 내 주택을 매입해 만 19~39세 청년, 대학생, 취업 준비생 등에게 공급하는 주택이다. 시세 40~50% 수준의 임대 조건으로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또 기본 월 임차료의 최대 60%를 보증금으로 전환해 월세를 10만원대까지 낮출 수도 있다.
이번 4차 모집에서 1가구 모집에 734명이 몰려 가장 인기가 높았던 강동구 성내동의 도시형 생활 주택 ‘르레브’(전용면적 21㎡)는 1순위 청년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7만원 수준에 거주할 수 있다. 임대 보증금을 최대 3870만원까지 올리면 월세가 15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서울 도심 내 원룸의 평균 월 임차료가 약 70만원, 역세권은 100만원을 넘기도 하는데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것이다.
청년 매입 임대주택 청약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1년 53.9대1이었던 청약 경쟁률은 대규모 전세금 미반환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한 2022년 110.5대1로 뛰었고, 2023년에도 126.8대1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220.1대1을 기록해 3년 새 4배가 뛰었다. 전세 기피로 빌라·오피스텔 월세가 계속 치솟아 주거비 부담이 커진 데다, 공공 임대는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