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 자율 주행 로봇을 이용한 무인(無人)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6월 입주하는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서 처음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건설 측은 “아파트 단지에서 자율 주행 로봇 배송을 상용화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서비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입주민이 현대건설이 개발한 모바일 앱에서 단지 상가에 입점한 제휴 업체 음식이나 물건을 주문·결제하면 로봇이 해당 점포로 간다. 물건을 받은 로봇은 아파트로 돌아와 1층 공동 현관을 지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 앞까지 올라온다. 입주민은 앱에서 배송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커뮤니티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배달시키거나 단지 내 도서관에서 빌린 책 반납을 로봇에게 맡기는 일도 가능하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 스타트업 ‘모빈’과 공동 개발한 자율 주행 로봇은 기존 배송 로봇들과 달리 지하 주차장부터 엘리베이터까지 자유롭게 이동한다. 로봇이 아파트 관제 시스템과 통신하면서 엘리베이터도 호출해 탑승할 수 있다.
현대건설 자율 주행 로봇은 지능형로봇법이 규정한 운행 인증을 받고 배달 기사 역할을 한다. 법적으론 ‘보행자’로 간주된다. 로봇 본체 무게는 95㎏이다. 성인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5㎞ 정도로 이동할 수 있지만, 실제론 어린이 걸음과 비슷한 2㎞ 이내로 움직일 계획이다. 차량이나 사람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현대건설 관계자는 “로봇마다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대인·대물 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