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공사를 다 끝내고도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통상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이런 아파트가 10여 년 만에 전국 2만 가구를 넘어섰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만1480가구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15.2%(2836가구) 늘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2072가구)에서 22.2% 늘었고, 지방은 대구(2674가구)와 경북(2237가구)에서 한 달 만에 각각 800가구 넘게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월부터 17개월 연속 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2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7월(2만312가구)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 계속 늘어나는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정부와 여당은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작년 연간 주택 인허가 물량은 42만8244가구로 전년보다 0.1%(500가구) 줄었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민간 인허가 물량(29만9197가구)이 14.7%(5만1656가구) 줄었지만, 공공 물량이 늘면서 전체 감소 폭을 줄였다. 국토부는 “공급 여건이 위축됐지만, 공공주택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