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능력 평가 116위 건설사인 안강건설이 기업 회생 절차(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올해 들어서만 법정관리를 선택한 중소·중견 건설사가 4곳에 달한다.

26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안강건설은 지난 24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안강건설은 2015년 설립된 종합건설사로, ‘디오르나인’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시공 능력 평가에서는 116위에 올랐다. 지난해 경기 안산시 단원구 물류 센터의 책임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830억원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를 떠안으면서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기준 매출액은 2333억원, 당기순이익은 11억1000만원, 부채비율은 157.5%다.

시공 능력 평가 71위 중견 업체인 삼부토건도 같은 날 서울회생법원에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대형 건설사들에 비하면 회사 규모는 작지만 1948년 설립돼 77년 업력을 가진 데다, 국내 1호 토목 건축 공사 면허 보유사라는 점에서 국내 건설 업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2020년부터 4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838.5%에 달했다. 이는 시공 능력 평가 100위권 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와 63빌딩 시공사로 잘 알려진 신동아건설도 지난 1월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2019년 11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5년여 만으로, 시공 능력 평가 58위 중견기업임에도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경남 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도 지난달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사들의 경영 악화 원인으로는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침체한 부동산 경기가 지목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그룹 계열사가 없는 중견·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법정 관리를 선택하는 업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