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경영’과 ‘소통의 힘’. 대우건설이 올해 건설업 전반을 둘러싼 위기 극복을 위해 내건 두 가지 키워드다. 대우건설은 올해를 내실 경영을 통한 중장기 성장 토대를 쌓는 한 해로 만들기로 하고 체질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섰다. 또 김보현 신임 대표가 펼치는 리더십과 유연한 소통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위기에 강했던 대우건설 특유의 DNA를 발휘해 이번에도 앞장서서 건설업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속 실적 선방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 위기 속에서도 매출 10조5036억원, 영업 이익 4031억원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이 연초 세웠던 목표(10조4000억원)를 초과했다. 지난 수년간 급등한 원자재 가격과 임금 인상 속에서도 영업 이익률 3.8%를 기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자동차, 전자, 화학 등 그룹 계열사 수주 물량이 없는 가운데 기록한 실적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김보현 신임 대표 체제로 리더십 체계를 빠르게 다져가고 있다. 비주택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시 정비 사업 수주를 늘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비주택 분야에선 수도권 교통망 사업 수주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착공, GTX-B노선 사업 시행자 지정, 위례 과천선 민자 적격성 조사 통과 등 국내 주요 민자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도시 정비 사업에서는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5단지, 서초구 신반포 16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강남 지역 랜드마크 재건축 단지 시공권을 확보했다.
◇“해외시장서 매출 70% 낸다”
해외에선 지난해 1조원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공장 플랜트 낙찰자로 선정됐고, 베트남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사업에 대한 투자자 승인을 받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앞서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한국형 신도시를 만드는 ‘스타레이크’ 개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가 22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사업 기획부터 인허가·자금 조달·시공까지 전 과정을 대우건설이 수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시장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밝힌 대로 아시아·북미·아프리카 3대 축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 진출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강점을 지니고 있는 LNG, 항만, 원전 사업 등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외에서 매출 7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주택 사업 전반에 퍼져 있는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표가 솔선수범하는 소통 문화
대우건설은 유연한 조직 문화 속에서 소통과 협력의 힘을 통해서도 내실 경영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보현 대표가 솔선수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선임 직후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찾아가는 CEO 소통 릴레이’ 활동을 시작했다. 본사 전 팀장, 임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조직별 상견례를 겸한 이벤트를 열어 각 본부와 팀별 이슈 사항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방향성도 공유하고 있다는 게 대우건설 설명이다.
김 대표는 본사 직원들뿐 아니라 현장, 노조와도 적극적으로 소통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장을 찾아가서는 공사 진행 사항과 현장 직원의 고충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노동조합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 궁극적으로 노사가 윈윈하는 문화를 조성하려 노력 중이다.
대우건설은 국내외 포트폴리오 변화를 기반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리스크 해소와 재무 안전성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동원할 예정이다. 또 수주 사업의 전반적인 수행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긴급하지 않은 비용 지출은 최대한 줄이는 경영을 펼치기로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등 숱한 어려움을 거쳐온 특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