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공공 주택 중 3년 내에 입주가 가능한 물량이 1만 가구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2027년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3기 신도시도 대부분 2030년 이후에나 입주할 수 있어 공급 절벽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3기 신도시 연도별 입주 물량 계획’에 따르면, 고양창릉·남양주왕숙·부천대장·인천계양·하남교산에 지을 공공 주택은 총 8만7101가구다. 향후 3기 신도시에 들어서는 주택 18만6000가구 중 47%가 공공 주택이며, 나머지는 민간이 공급한다.

3기 신도시에서 처음 입주하는 공공 주택 지구는 인천계양으로 내년 말 1285가구가 입주한다. 2027년에는 고양창릉(2089가구), 남양주왕숙(3905가구), 부천대장(2505가구), 하남교산(1115가구) 등 9614가구가 입주한다. 올해부터 3년간 입주하는 물량이 총 1만899가구에 그치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2028년부터는 공공 주택 연간 입주 물량이 1만 가구 이상으로 늘어난다. LH는 2028년 1만1462가구, 2029년 1만6403가구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공공 주택 물량의 55%인 4만8337가구는 2030년 이후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 역시 LH의 공공 주택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졌을 때 입주 가능한 물량으로, 각종 여건 악화로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3기 신도시 물량의 절반 이상은 민간이 공급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공사비가 치솟고 건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선 민간 주택 공급도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결국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더라도 당장 내년과 후년 공급 절벽은 피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6만9642가구로 올해(11만3465가구)보다 38.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올해 입주 물량이 3만1300가구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7768가구로 급감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6만1838가구에서 4만9035가구, 인천은 2만327가구에서 1만2839가구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용적률 상향, 자족·공원 용지 축소로 3기 신도시 주택 공급 물량을 지금보다 대폭 늘려야 주택 공급 부족 우려를 덜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