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이 지난해 166억원에 매각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빌딩의 매수자가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MC몽이 임원으로 있는 ‘주식회사 더뮤’인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인 강호동./스포츠조선

5일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주식회사 더뮤’는 작년 11월 20일 법인 명의로 강호동 소유 빌딩을 166억원에 매입했다. 차 회장은 주식회사 더뮤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MC몽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지난달 4일 마무리됐고, 소유권이 이전된 날 은행 신탁등기도 완료됐다. 부동산 담보신탁은 건물주가 은행 등에서 대출받는 조건으로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것이다.

‘주식회사 더뮤’가 매수한 건물은 1992년도에 지어졌으며 대지면적 192.1㎡(58.11평), 연면적 593.17㎡(179.43평),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다. 가로수길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가시성이 좋고,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과 도보 10분 거리로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앞서 강호동은 2018년 6월 이 건물을 70억원의 대출을 끼고 141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가로수길은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다양한 가게들이 입점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던 시기였다.

강호동은 단순 계산으로 6년 만에 시세 차익 25억원을 거뒀다. 다만 취·등록세와 양도소득세,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세 차익 없이 건물을 팔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강호동은 취득세로 6억4800만원, 양도소득세로 10억원을 각각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회사 더뮤가 방송인 강호동으로부터 매입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빌딩. /네이버 지도

건물은 패션 브랜드 메트로시티가 통으로 임차했었는데, 최근 임대차 계약이 만료돼 전층 공실인 상태다. 중심 상권이 가로수길에서 압구정로데오로 넘어가면서 새 임차인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가로수길 공실률은 41.2%에 달했다. 명동(4.4%), 한남‧이태원(10.5%), 강남(15.4%), 청담(18%) 등에 비하면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식회사 더뮤’는 건물을 사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빌딩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법인의 설립 목적은 방송 프로그램 및 영화, 애니메이션 영상물 제작‧기획‧배급‧유통, 인터넷 방송업, 온라인 음악 서비스 제공업, 전시 및 행사 대행업 등으로 신고돼 있다. 두 사람이 공동 설립한 연예기획사 산하 레이블에는 가수 이승기‧이무진‧태민, 방송인 이수근‧김대호, 그룹 더보이즈‧첸백시‧비비지 등이 소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