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웨스팅하우스가 글로벌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추진 중인 대형원전 'AP1000®' 조감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최근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사전업무착수계약(EWA)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불가리아에 이어 슬로베니아, 핀란드 등 유럽 대형 원전 건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툼(Fortum)’은 에너지 자립도 제고를 위해 신규 원전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다수의 원전 공급사와 포괄적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2년간의 조사 끝에 지난달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컨소시엄을 포함한 3사가 EWA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필요한 심층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EWA에 선정된 공급사는 프로젝트 실행에 요구되는 기술 성숙도를 평가하고 인허가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슬로베니아 원전 사업에도 참여한다. 유럽 내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를 목표로 한 원전 확대 정책이 활발히 추진 중인 가운데 슬로베니아도 새로운 원전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슬로베니아 국영 전력회사 ‘젠 에너지(GEN Energija)’가 추진 중인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JEK2)는 수도 류블라냐에서 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크르슈코 지역의 기존 1호기 원전 인근에 대형 원전 1기를 신규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컨소시엄 등이 올해 초 최종 공급사 후보로 선정돼 기술타당성조사(TFS)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컨소시엄은 원자로 배치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오는 3분기까지 수행한다.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프로젝트 초기의 핵심 단계로, 이번 평가를 통해 향후 예정된 공사 입찰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2년 美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AP1000)의 글로벌 시장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맺은 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를 비롯한 에너지 부문 주요 경영진이 미국을 찾아 웨스팅하우스 경영진과 협력 계획을 논의한 데 이어, 3월에는 불가리아를 방문해 신임 내각의 주요 인사들과 차례로 면담하기도 했다.

에너지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척됨에 따라 최근 현대건설은 관련 조직을 확대 재편하고 전문성을 겸비한 경력 인재 확충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건설은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서 원자력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지난 50여 년간 입증해온 독보적인 원전 건설 역량과 성과,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현대건설의 세계 원전 지도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