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25일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최종 임무 위치에 도착했다./ESA

우주로 향한 인류의 새로운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최종 목적지에 안착했다. 앞으로 우주 탄생 초기에 발생한 희미한 빛까지 포착해 우주 연구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24일 오후 2시(미국동부시간, 한국 시각 25일 오전 4시) 자체 추력기를 297초 동안 가동해 최종 목적지인 라그랑주 L2 지점에 안착했다”고 발표했다.

제임스 웹은 라그랑주 L2 지점에서 탑재 장비를 가동하고 5개월 동안 시험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6월쯤 첫 관측이 시작될 수 있다.

◇지구에서 150만㎞ 거리서 우주관측

추력기 가동으로 사람이 걷는 것과 비슷한 초속 1.6m의 속도만 추가됐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L2 지점을 중심으로 도는 궤도에 진입하는 데 충분했다고 나사는 밝혔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웹, 집에 온 걸 환영한다”며 “이제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오는 여름 웹이 처음 관측할 우주 모습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유럽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됐다. 제임스 웹 연구·개발에는 25년간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가 투입됐다. 나사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가 공동 개발했다.

우주망원경은 지난 5일 테니스장 크기의 차양막을 펼치는 데 성공했다. 이어 8일 좌우 날개의 거울이 펼쳐지면서 웹의 주반사거울은 최종적으로 6.5m 폭의 표면을 완성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먼 곳에 배치됐다. 허블은 지구 상공 약 600㎞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지만 제임스 웹은 발사 후 한 달 동안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까지 이동했다. 지구와 달 사이(38만5000㎞)보다 약 4배 먼 거리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여정. 오늘부터 라그랑주 L2 지점에서 탑재 장비를 가동하기 시작하면 이르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우주관측을 시작할 수 있다./ESA

◇중력과 햇빛 영향 받지 않는 지점

라그랑주 L2는 우주 관측에 최적인 지점이다. 이곳은 태양·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물체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밖으로 벗어나려는 힘(원심력)이 서로 상쇄돼 중력이 미치지 않는다. 힘이 균형을 이뤄 빛의 왜곡이 없다. 특히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져 햇빛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지구는 태양까지 1억5000만㎞ 떨어져 있고, 웹까지 거리는 150만㎞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금빛 반사 거울 18개로 빛의 영역 중 적외선을 포착한다. 선배인 허블 우주망원경은 주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을 감지한다. 가시광선은 별이 탄생되는 우주 먼지와 구름 지역을 통과하기 어렵지만, 파장이 긴 적외선은 이를 통과할 수 있다. 그만큼 제임스 웹은 초기 우주에서 탄생한 별에서 나온 빛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임스 웹./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