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UNIST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자살을 유도해 암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김은희·강세병 교수 연구진은 “‘트레일(TRAIL) 단백질’의 생체 내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단백질 나노 복합체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TRAIL 단백질은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오브 컨트롤드 릴리즈’에 12일 공개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단백질 복합체는 TRAIL의 작용을 방해하는 ‘EGF수용체 신호경로’를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EGF수용체 신호경로는 TRAIL과 반대로 세포에 생존·분열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또 이 인공단백질은 EGF수용체와 결합하려는 힘이 크기 때문에 TRAIL 단백질을 EGF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암세포에 골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개발한 단백질 나노 복합체의 항암효과는 피부암 세포 실험과 동물실험에서 모두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암세포를 이식한 쥐에게 이 단백질 나노 제제를 혈관 주사한 경우, 비교 집단과 달리 암 조직 성장이 크게 억제됐다. 연구진은 “EGF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특정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구에서 제시한 단백질 나노입자 기반 기술은 항암제뿐만 아니라 생체 내에서 다양한 신호조절인자 등을 제어하는 치료 기술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