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보상을 받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 연구진은 개와 고양이, 늑대의 새끼들이 사람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한 연구 결과를 지난 1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행동 모방은 집단 내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집단 내 소속감을 높이기도 한다. 사람은 보상이 없이도 다른 이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동물들은 음식을 주는 것처럼 특별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연구진은 강아지 42마리, 새끼 고양이 39마리, 새끼 늑대 8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방에 새끼 동물들에게 낯선 물체를 놓고 사람이 코나 발로 만지는 행동을 했다. 그리고 동물들이 같은 행동을 하는지를 관찰했다.
먼저 동물들이 사람을 쳐다보는지 평가했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사회적 학습을 위한 첫째 요건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강아지는 즉시 사람을 쳐다봤지만, 늑대와 고양이는 관심을 가지는 데 4~5배 더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평소 코로 물건을 만지던 강아지는 사람이 손으로 물체를 만지면 발로 그 행동을 따라 했다. 반면 고양이와 늑대는 그러지 않았다.
이는 타고난 사회성과 가축화 역사와 관련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개는 2만~4만년 전부터 사람과 살면서 고양이(1만년 전)보다 훨씬 일찍 길들여졌다. 또 개는 사람과 여러 형태로 협력해왔지만, 생쥐를 사냥했던 고양이는 사람과 협력하거나 소통할 필요가 없었다. 연구진은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강아지의 성향을 반영해 새로운 훈련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