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장수한 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보비’가 11일(현지 시각) 31번째 생일을 맞았다. 반려견 평균 기대 수명의 두 배 이상을 산 보비는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약 217살이다.
1992년 태어난 보비는 지난 2월 세계 최고령 개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종전 기록은 29년 5개월을 살다가 1939년 세상을 떠난 호주 목축견 ‘블루이’로 30대에 들어선 개는 보비가 처음이다. 기네스월드레코드에 따르면 보비의 나이는 포르투갈 정부와 국립수의사연맹에 의해 확인됐다. 품종은 포루투갈에서 유래한 ‘라페이로 도 알렌테조’로 평균 수명은 12년에서 14년 정도다.
보비의 장수 비결에 대해 견주 레오넬 코스타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들었다. 보비는 목줄을 차지 않은 채 주변 숲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사료 대신 사람이 먹는 음식을 물에 담가 양념만 제거해 먹는 걸 좋아한다. 최근 노화로 인해 시력이 나빠져 걷다가 다른 물건에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지만 여전히 하루 대부분을 집 마당에서 지낸다.
최경철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장수에는 유전 요소도 중요하지만 유전 외 요소가 더 중요하다”면서 “대형견의 경우 운동이 부족하면 쉽게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유롭지 못한 곳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아 수명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미 밴필드 동물병원과 로열캐닌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견은 정상 체중의 반려견보다 평균 수명이 약 1.5년 짧았다. 영양 불균형과 스트레스로 인한 비만이 당뇨병부터 관절염·암까지 다양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비처럼 기대 수명을 훨씬 뛰어넘은 동물은 다양하다. 1967년 미 텍사스에서 태어난 고양이 크림 퍼프는 이틀에 한 번씩 브로콜리와 칠면조, 와인 등을 섞은 특식을 먹으며 지난 2005년까지 38년을 살았다. 역대 가장 나이가 많은 새는 미 브룩필드 동물원의 앵무새 쿠키다. 1934년 브룩필드 동물원이 개장할 때부터 함께한 쿠키는 지난 2016년까지 83년을 산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역대 최고령 영장류는 1930년대 영화 ‘타잔’에 출연해 유명해진 침팬지 ‘치타’로 1931년 서아프리카에서 태어나 80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