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했다. 이에 따라 OCI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됐다. 한미그룹은 경영권을 쥔 창업자의 배우자 송영숙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이 추진하는 OCI그룹과의 통합에 대해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발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신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행된 이사 선임을 위한 투표 결과, 송 회장 등 현 이사회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6명이 모두 선임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장녀인 임 부회장,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 모두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임종윤·종훈 형제를 포함한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 후보 5명은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임주현(오른쪽)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사옥에서 OCI그룹 통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로 원하는 인사를 이사회에 앉히기 위해 주총에 앞선 지분 경쟁도 치열했다. 당초 모녀 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5%, 형제 측이 보유한 지분은 28.4%였다. 최근 12.15% 지분을 갖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형제 측의 우호 지분율이 40.57%로 높아졌다. 하지만 모녀 측이 국민연금 지지를 받아 42.66% 지분을 확보하며 조금 유리해졌다. 결국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회 5명이 새로 이사회에 입성하게 됐다.

주총 결과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가운데 통합에 반대하는 형제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은 무산됐다. OCI홀딩스는 이날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시작할 예정이었던 주총은 의결권 있는 주식 수를 확인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며 개회가 3시간 30분가량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