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7일 스톡홀름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열린 노벨 물리·화학·경제학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인공지능(AI) 연구로 올해 노벨상을 받은 연구자들이 AI의 발전 속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AI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7일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에서 개최된 물리·화학·경제학상 수상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예전에는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개발 시기가 늦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개발 속도로는 5~20년이면 될 것 같다“며 ”AI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방안을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노벨상 수상 전부터 ‘AI의 대부’로 불리던 힌턴 교수는 또 후회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AI의 안전성을 보다 일찍 고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AI 기술이 적용되는 ‘자율 살상 무기 체계(LAWS)’에 대해 규제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이스라엘 등 주요 무기 공급국 사이의 군비 경쟁 탓”이라고 했다.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역시 비슷한 의견을 견지했다. 허사비스는 “AI를 통해 질병이나 에너지, 기후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돕는 훌륭한 도구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도 ”AI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기술인 만큼 위험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적절한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제프리 힌턴 교수는 AI의 기초가 되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의 기초를 다진 공로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데미스 허사비스 CEO는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딥마인드 연구원인 존 점퍼 등과 함께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