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세기 동안 남성의 키와 몸무게가 여성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도 같은 기간 평균 키와 몸무게가 늘었지만 성별간 신체적 격차는 더 커진 것이다.
영국 로햄튼 대학교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의 신체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WHO가 보유하고 있는 69개국 성인의 평균 키와 몸무게 데이터와 ‘인류 발전 지표(HDI)’를 연계해 분석했다. HDI는 기대수명, 교육 시간, 1인당 소득 등을 0에서 1까지의 점수로 환산한 지표로 인류의 발전 정도를 보여준다.
분석 결과 HDI가 0.2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여성은 평균 1.7cm 더 커지고 2.7kg 더 무거워진 반면, 남성은 4cm 더 커지고 6.5kg 더 무거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환경이 개선될 때마다 남녀 모두 키와 몸무게가 증가하지만, 남성의 증가량이 여성보다 컸던 것이다. 더 자세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영국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 세기 전반기에 여성 평균 신장은 159cm에서 162cm로 1.9% 증가한 반면, 남성 평균 신장은 170cm에서 177cm로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남성의 키와 몸무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가한 것이 여성들이 키가 큰 남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성선택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루이스 할시 로햄튼 대학교 교수는 “여성들에게 키 큰 남성이 인기가 있는 것은 더 강인해보일 뿐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불우한 환경의 영향을 덜 받았다는 반증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키가 클수록 유전적 변화를 축적할 수 있는 세포가 더 많기 때문에 암에 걸리기 쉬운 등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