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의 핵심 인프라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올해 안에 1만5000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H100 등 고성능 GPU의 국내 보유량은 현재 2000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2025년도 핵심 과제 추진 현황 브리핑’에서 “2026년 말, 늦어도 2027년 초까지는 GPU 3만개를 마련해야 AI 부분의 연구·개발(R&D)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는 1만5000개 정도를 구비해야 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오픈AI가 최신 모델 GPT-4o를 구축하는 데 사용한 GPU는 1만5000개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정부는 2030년까지 총 2조원을 들여 GPU 3만개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날 유 장관은 GPU 확보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챗GPT 4o, 중국의 딥시크 등 AI 기술의 변화가 생각보다 빨라져 2030년에 GPU 3만장을 확보해 봐야 글로벌 경쟁력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추경이 일어난다면 AI 관련 GPU 구입은 반드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 예산 677조원 중 1조원 정도를 AI에 쓰는 게 무리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딥시크가 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모델이 10개 정도 된다”고 했다. 정부는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 전략’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전략기술 분야 혁신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과학기술혁신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약 4940억원의 자금을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고, 향후에도 매년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1조원 이상의 펀드를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국내 기술사업화 기업과 12대 국가전략기술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해 R&D 혁신 기업을 성장시킨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