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두 번째 무인 달 탐사선이 달 표면 착륙에는 성공했지만 제대로 서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달 탐사선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은 지난해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아테나’는 6일 낮 12시 31분(현지 시각) 달 남극에서 약 160㎞ 떨어진 고원 ‘몬스 무턴(Mons Mouton)’ 지역에 착륙을 시도했다. 아테나의 하강 과정은 순조로웠지만, 달에 착륙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 이후 데이터 전송이 중단되며 지상의 관제탑과 교신이 끊겼다.
스티브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테나가 “의도한 착륙 지점에 있다”면서도 “달 표면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연소실 내부의 압력 등 일부 지표를 통해 이런 잠정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주가는 이날 전장보다 20% 급락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플로리다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테나는 높이 4.8m, 선체 직경 1.6m 크기의 무인 우주선이다. 아테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극지 자원 빙하 채굴 실험’(Polar Resources Ice Mining Experiment 1, PRIME-1) 기기 등 달의 물과 얼음 존재 여부를 탐사하는 장비를 싣고 달로 향했다. 제대로 착륙했다면 PRIME-1 을 활용해 달의 지표면을 뚫어 토양을 채취해 분석하고 자료를 전송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상 착륙에 실패하면서 임무 수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튜이티브 머신스 측은 직립 착륙하지 않았더라도 “일부 장비는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지난해에도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를 발사해 민간 우주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착륙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착륙 충격으로 탐사선의 한 쪽 다리가 부서지면서 옆으로 눕는 탓에 예정되어있던 임무는 수행하지 못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통해 NASA와 계약하고 달 탐사선을 개발하고 있다. CLPS는 NASA가 우주 개발 비용을 저감하기 위해 민간 기업간 경쟁을 유도하려는 취지에서 지난 2018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