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 비만 인구는 2022년 9억8800만명에서 2035년 19억1400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의 비만 유병률도 상승 추세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국내 비만 유병률은 2013년 30.6%에서 2022년 38.4%로 높아졌다. 특히 남성은 절반에 육박하는 49.6%(2022년 기준)가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90억3700만달러(약 27조6000억원)로, 연평균 14.4% 성장했다. 2028년에는 373억달러로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로 커질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가장 뛰어난 효능의 비만 치료제를 출시한다는 목표로 DA-1726의 글로벌 개발을 본격화했다. 메타비아는 2030년 미국 시판 허가 신청(NDA)을 위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쏘시오그룹 R&D 센터의 전경. 동아ST는 ‘가장 뛰어난 효능의 비만 치료제를 출시한다’는 목표로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ST 제공

◇진일보한 비만 신약 후보 DA-1726

메타비아가 개발 중인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이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DA-1726은 GLP-1 활성화를 통한 식욕 억제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 증가에 관여하는 글루카곤 수용체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한층 진보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DA-1726은 비만 동물 대상 분석에서 기존의 비만 치료제보다 뛰어난 체중 감소 효능을 나타냈다. GLP-1과 GIP(위 억제 펩타이드) 이중 작용제 ‘티르제파티드’ 성분 비만 치료제와 비교에서도 DA-1726은 음식 섭취량이 더 많아도 체중 감소는 유사한 수준으로 효능이 확인됐다. 또 GLP-1과 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성분 치료제보다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 체지방 질량 감소, 혈당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비아는 2024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DA-1726 글로벌 임상 1상을 승인받고, 같은 해 4월과 6월에 글로벌 임상 1상 파트1(단일 용량 상승 시험)과 파트2(다중 용량 상승 시험)를 개시했다. 파트1은 비만 환자 및 건강한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DA-1726 또는 위약을 1회 투여하는 시험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시험 결과에서 5명의 경미한 부작용 외에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아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됐다.

파트2는 건강한 비만 환자 및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4주간 DA-1726 또는 위약을 반복 투여하는 시험으로 파트1 시험 용량 범위에서 진행됐다. 파트2 임상 결과는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메타비아는 올해 2분기에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 파트3을 계획하고 있다. 파트3은 체중 변화, 근육 대비 체지방 감소율, 음식 섭취량 변화, 최대 허용 용량 등을 확인해 내년 상반기에 중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로 경쟁력 확보

동아에스티와 메타비아는 DA-1726을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동아에스티와 메타비아, 이뮤노포지는 1개월 약효 지속형 반감기 연장 ELP(Elastin-Like Polypeptide)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비만 치료제 공동 연구 계약을 맺었다. 이뮤노포지의 ELP 플랫폼 기술은 약물의 반감기를 최대 200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동아에스티와 메타비아는 1개월 지속형 비만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DA-1726은 기존 비만 치료제와 차별화한 기전으로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더욱 효과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로 혁신적인 비만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