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이 3058명으로 동결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의대생 복귀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이달 내로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을 제적하겠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요 대학 의대생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30일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에 이어 울산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등 ‘빅5′ 의대생들이 휴학을 철회하고 등록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는 최근 진행한 ‘미등록 휴학 투쟁’ 관련 투표를 하고 등록 휴학 또는 수업 거부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미등록 상태에서는 더 이상 투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데 학생들의 의견이 모이면서다. 서울대 의대 의정갈등 대응TF(태스크포스)는 26일 오후 10시쯤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607명 중 399명(65.7%)이 등록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연세대 의대생들도 우선 제적을 피하기 위해 등록을 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 의대 학생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투쟁 방식을 미등록에서 ‘등록 후 휴학’ 또는 ‘등록 후 수업 거부’로 바꾸기로 했다.
성균관대와 울산대 의대생들도 우선 전원 복귀하기로 결정했으며, 가톨릭대 의대생들도 등록한 뒤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빅5′라고 불리는 주요 의대생들이 모두 단체 휴학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대학 의대생들도 속속 복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와 충북대는 이날 등록·복귀 신청을 마감한다. 가천대·건국대·계명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아주대·한양대 등은 시한인 31일까지 등록 신청을 받는다.
의대가 있는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들을 제적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다만 대규모 제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대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올 것을 호소하고 있다.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지난 28일 “대학을 믿고 조속히 학교로 복귀해 훌륭한 의사로 성장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 주 전국 40개 의대의 등록 신청 현황과 정상 수업 여부를 확인하고 의대 입학 인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당초 “모든 의대생이 복귀할 경우 의대 모집 정원을 동결한다”고 했으나, 이후 “모든 의대생이 복귀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일부 의대생이 복학하지 않더라도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의대 모집 인원을 동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의대생들이 등록 후 휴학, 수업 거부 등의 방침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