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발병 원리를 새로 밝힌 최민이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민이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신경 염증의 핵심이 유전물질(RNA) 편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한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신경 염증에 RNA(리보핵산) 편집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RNA는 DNA에 있는 유전 정보를 그대로 복사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물질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민이 뇌인지과학과 교수와 영국 유니버시키 팔리지 런던(UCL) 국립신경전문병원 연구소,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RNA 편집 효소인 에이다원(ADAR1)이 파킨슨병 병리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처음 발견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등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도파민은 근육의 무의식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이 앓았다.

연구진이 분석한 에이다원 효소는 교세포가 뇌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반응을 유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조절한다. 교세포는 신경세포와 함께 신경계를 구성하는 세포로, 신경세포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신경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후방의 지원부대와 같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의 줄기세포로 교세포를 만들어 알파(α) 시누클레인 응집체로 처리하고 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분석했다. 알파 시누클레인은 신경세포 연결부인 시냅스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연구 결과 알파 시누클레인 응집체의 초기 병리 형태인 알파 시누클레인 단량체가 교세포 면역반응을 활성화했다. 이때 RNA 편집 효소인 아이다원이 발현해 염기를 바꿔 단백질 성질이 달라졌다. 결국 교세포는 만성 염증 상태에 머무르게 됐고 파킨슨병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유래 줄기세포와 환자 뇌 부검 조직에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신경 염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RNA 편집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 기전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민이 교수는 “기존 파킨슨병 치료와 전혀 다른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RNA 편집 기술이 신경 염증 치료제 개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지난 11일 실렸다.

참고자료

Advanced Science(2025), DOI : https://doi.org/10.1126/sciadv.adp8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