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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난건, 사실은 순전히 “기사 구색”을 위해서였습니다. 작년 5월 1톱3박(신문의 1면톱과 3면의 해설기사)를 쓰는데 그럴듯한 직함의 코멘트를 따고 싶었답니다. 같은 코멘트라도 무게감있는 직함이 기사의 신뢰성을 높이거든요. 그는 당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파트너였죠. 이 기사입니다.
[단독] 카카오 김범수, 현대차 父子보다 돈많다 ‘富의 지형’ 제조업서 테크·바이오로 재편(2020년 5월 27일자)
그는 <미국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고광범 파트너는 “그동안 재무제표에서 안 보이던 숫자들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뚜렷하게 투자자 눈에 드러난 것”이라며 “한국이 나아갈 새 경제·산업의 틀과 방향은 명확해졌다”고 말했다>는 대목에 등장합니다.
기사에는 코멘트 한 문장만 반영됐지만, 사실 고 파트너님의 당시 조언은 기사 전체의 방향성을 잡아줄 정도로 예리했습니다.
지난 22일 점심 때 한국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한 고광범 부사장님을 만났더니, 한시간 동안 스타벅스 이야기만 합니다. <테크놀로지 기업 스타벅스>란 식입니다.
“전세계 3만곳 이상의 매장에서 똑같은 맛의 스타벅스 커피를 만드는게 가능할까요. 커피머신, 그라인더, 믹서 등 12종 이상의 기계가 있고, 수만 명의 바리스타가 있는데요.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요. 손톱만한 칩셋 형태의 애드 스피어를 매장 커피머신 등에 삽입했죠. 커피 만드는 과정에서 압력, 물의 양, 온도, 원두 종류 등 실시간으로 정보를 IoT가 수집해 클라우드로 보내죠. 전세계 커피머신을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한거죠.”
“스타벅스의 빈투컵(Bean to Cup)인데요, 이건 블록체인 기술로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모든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확보 공개합니다. 본래 1999년 공정 무역 이슈 때문에 곤혹을 치루던 스타벅스가 이후에 태세를 전환한뒤, 블록체인이란 테크놀로지를 통해 커피 구매에 공정 무역을 100% 적용했죠. 위변조가 불가능한 유통 관리 덕분에 좋은 원두를 확보할 수도 있죠. "
“스타벅스의 미래는 핀테크 기업일 겁니다. 가상화폐로 떠들썩한데 저는 스타벅스가 이 시장에서 강자가 될 것 같아요. 우선 매장수. 78개국에 3만3000여 매장요. 왠만한 은행의 지점보다 훨씬 대고객 접점이 많아요. 게다가 스타벅스앱에는 2020년 기준으로 예치금 규모만 20억 달러 정도가 있어요. 약 25억명이 은행계좌없이 스타벅스앱을 쓰고 있어요. 스타벅스가 가상화폐를 만든다면, 스테이블코인(달러의 가치와 연결된 가상화폐. 예컨대 1달러=1코인으로 정하는 식)일 겁니다. 남미와 같이 자국 화폐의 가치가 불안한 사람이라면 아예 스타벅스 앱에서 스벅코인을 보유하고 있는편이 낫지 않겠어요.”
그의 스타벅스 테크놀로지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참, 스타벅스의 간판이 예전엔 ‘Starbucks Coffee’였는데 요즘 리뉴얼한 매장은 coffee를 뺀 ‘Starbuks’만 있어요. 사람들은 이걸보고 스타벅스가 레스토랑 사업으로 확장하는것 아닐까하는데, 글쎄요. 오히려 스타벅스 가상화폐를 만들면, 앞으로 스벅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매장이면 이 로고를 붙이게 하지 않을까요”
고광범 부사장님은 쫌아는기자들에게 책을 한권 건넸습니다.<한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영>인데, 목차와 일부 내용을 훑어봤습니다.
주말에 짬내서 읽어볼까 하고요.
근데 혹시나 해서 말인데, 재밌어보이는 책은 아닙니다.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DT란 말은 자꾸 듣긴하는데 대체 이게 뭐지. 책이 재미가 없더라도,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조금 인내심을 갖고, 밑줄도 그어가면서 봐야겠다”는 분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