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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4일, 일본 소니와 혼다가 손을 잡았습니다. 전기자동차를 같이 만들겠다고요. 연내 합작 법인을 만듭니다. 방식은 스타트업처럼 해보자는 겁니다. 혼다소니차(쫌아는기자들이 이 글에서 쓰려고 작명한 가칭. 합작법인명은 아직 가칭도 없음. 본문 인물 호칭은 경칭 생략.)는 엔지니어들이 독창적인 생각을 마음대로 자동차에 씌워보자는 경영 방침이라고 합니다. 설계와 개발의 속도도 스타트업처럼.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대기업들이 맨날 하는, 뻔한 크리셰잖아요.
혼다소니차는 혼다의 미베 도시히로 대표(CEO)와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 대표(CEO)가 직접 만나 논의해 결정한 법인입니다. 작년 여름에 이야기가 나왔는데, 발표까지 1년이 안 걸렸습니다. 대기업 풍토에선 쉽지 않은 속도입니다.
전기차에서 답답했던건, 혼다의 삼부 도시히로. 솔직히 전기자동차가 대세라는건, 쫌아는기자들도 알 정도니 혼다의 미베가 모를리 없습니다. 2021년 4월 취임과 동시에 ‘2040년, 신차 판매에 탈엔진’을 내겁니다. 사장 직속으론 전동사업추진실을 만듭니다. ‘추진실’이었는데 기존 사업본부인 4륜사업본부(자동차)와 2륜사업본부(오토바이)가 한 수 밑이라고 안 움직이네요. 2022년 4월엔 ‘전동사업개발본부’로 격상합니다. 탈엔진하라고요. 하지만 ‘사장은 피리를 불지만, 조직은 춤을 추지 않는다’(니혼게이자이신문)고 했습니다. 혼다는 대기업입니다. 기존 조직이 호락호락하게, ‘예, 알겠습니다. 싹 뜯어고치지요”라고 할리가 없지요.
속이 타는건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도 마찬가지. 과거의 전자제품 명가 소니는 꼭 전기자동차 하고 싶습니다. 소니에겐 전기차(또는 자율주행차)는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입니다. 소니 워크맨 혁신의 수백, 수천배짜리 혁신이죠. 소니는 2020년 1월 전기차 진입 선언과 함께 콘셉트카도 내놨죠. 2년간 맹렬하게 달렸답니다. 센서, 통신, 엔터테인 등 온갖 기술을 개발했고 우군을 찾아다녔습니다. 소니 내부에선 “부품 기술부터 소프트웨어, 서비스도 왠만큼 다 됐다. 근데 누가 만들어주지?”라는 마지막 고민입니다. 위탁 생산요? 쉽지 않습니다. 쇠로 만드는 거대 기계인만큼 애시당초 설계 때부터 마지막 나사 볼트까지 일련의 작업으로 굴러가야합니다. 게다가 안전성 문제까지 생각하면, 스마트폰처럼 설계도를 만들고 이곳저곳에 위탁 조립할 수준이 아닙니다. 애플이 요즘 자동차회사 만난다는 소문이 들리듯이 결국 자동차 제조 파트너는 꼭 필요한거죠.
◇혼다 소이치로는 오아니상, 나에겐 쫌 멋찐 형님... 소니의 천재 이부카 마사루
혼다의 미베와 소니의 요시다가 내린 결정은 그래서 혼다소니차입니다. 대기업간 합작법인은 잘 굴러가기 쉽지 않습니다. 조직 문화도 다르고 이해도 곧잘 상충합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이해 상충시 조직내 갈등 해소에만 시간이 주구창장입니다. 불가능? 그쵸, 불가능에 가깝죠. 혼다와 소니의 결합이니 세간이 떠들썩할 법도 한데, 별반 관심 안 가는 이유입니다.
혹시 다를 수 있다면? 급소환된 게 혼다와 소니의 두 창업가, 혼다소이치로(本田宗一郎)와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입니다. 창업가라면 물론 고 스티브 잡스나 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와 같은 미국 창업가의 스토리를 봐야겠지요. 가끔 혼다 소이치로나 이부카 마사루를 봐도, 끄덕일 대목이 있습니다. 혼다와 이부카는 절친이었답니다. 어느 정도냐면, 글쎄요, 이런 식? 1906년 태어난 혼다 소이치로는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출신, 1908년생인 이부카 마사루는 도치키현 닛코시가 고향입니다. 두살 터울이고 둘다 지방 출신인데요. 이부카는 혼다를 ‘오아니상(おあにいさん)’이라고 불렀답니다. 형님이란 뜻인데 뉘앙스는 동네에서 의협심 있고 싸움 좀 잘하는, 좋아하는 친한 형 정도입니다. 속어입니다. 안 친한데 ‘오아니상’이라고 부르면 실례일 수도요.
의협심의 친한 동네형인 혼다 소이치로는 동생일을 본인 일마냥 대노한 적도 있답니다. 일본 경제계에서 ‘소니 모르모토론’이 나왔을때입니다. 맨날 소니는 새로운 무언가를 한다고 하지만, 들여다보면 결국 다른 대기업이 진짜 큰 사업하고 소니는 조그맣게 모르모토로서 실험했을 뿐이란 거죠. 소니에 대한 호불호를 빼더라도 비난치곤 심했죠? 정작 동생인 이부카 마사루는 “소니 모르모토론 대찬성이다. 언제라도 그런 역할이라면 기꺼이 맡겠다”고 했는데, ‘오아니상’인 혼다 소이치로는 “돈을 잔뜩 가진 대기업만이 만능이라면, 그게 진리라면, 현재의 소니나 우리 회사(혼다)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반론했습니다. 참, 소니의 1980년대 최고 걸작이자 최대 실패작이 베타비디오인데, 오아니상은 끝까지 VHS 비디오가 아닌 베타비디오를 썼다고 합니다. 비디오 볼 때마다 불편했을텐데요.
◇대기업에 스타트업 정신? 불가능 미션... 소니라면? 혼다라면? 가능할까
혼다 소이치로는 일본 사회에서 마쓰시타(현 파나소닉)의 마쓰시타 고노스케 창업가와 함께 일본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습니다만, 소니의 이부카 마사루는 그정도 레벨은 아닙니다. 이부카는 와세다대를 나온, 천재끼가 있는 개발자 또는 발명가였습니다. 10살 이상 어린 공동창업자 모리타 아키오와 함께 1946년 19만엔을 들여 도쿄통신공업주식회사(현 소니)를 창업했는데 그 돈은 모리타 집안에서 상당부분 나왔습니다. 소니의 혁신하면 이부카보다 모리타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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