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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터는 이 사진에서 시작합니다. 미국에서 뷰티 스타트업 ‘뷰블’을 창업한 공동창업가 임준영(30) 대표와 서희경(28) 브랜드개발총괄은 부부입니다. 2017년 7월 넥슨의 지주회사였던 NXC에서 만나 2018년 10월에 결혼했습니다.
사진은 두 부부의 결혼식 당일 모습입니다. 주례를 보고 있는 뒷모습은 누구보다 둘을 응원했다던 故 김정주 전 NXC 대표입니다. 남편 임준영 대표는 스타트업 래디쉬의 창업초기멤버였습니다. 래디쉬의 창업자 이승윤 대표를 통해 김정주 대표를 알게됐다고 하네요.
부부는 피부가 예민했던 서희경님의 페인 포인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뷰티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과 가설은 래디쉬가 저널리즘 스타트업이던 시절, 임 대표가 증명하고 싶었던 아이디어였고요.
이번 레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많은 창업자가 등장하고 부부 창업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실리는 것도 처음입니다. 돈과 성공, 실패가 오가는 사업판에 사람의 인연과 연결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임준영님의 답변은 (임), 서희경님의 답변은 (서)로 정리했습니다.
◇영화 시리아의 비극과 래디쉬, 그리고 결혼까지
-NXC에 입사하게 된 계기가 영화라고요?
“서 : 시리아의 비가라는 영화에서 시작됐어요. 시리아 내전의 참혹한 피해를 알렸던 다큐멘터리에요. NXC가 영화를 수입했어요. 이 영화를 봤던 김정주님이 수입을 주도했어요. 영화광이셨기 때문에 선댄스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봤던 거예요. ‘아무도 시리아의 비극 같은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갖지 않을텐데, 우리가 수입해서 전쟁의 참상을 알려야 한다’고 하셨다네요.
그래서 채용공고가 떴어요. 제작사와 소통을 위해 불어가 가능해야 하고, 영상과 영화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한대요. 제가 프랑스어를 조금 쓸 줄 알았고, 한예종 영상원 졸업작품에 미술감독으로 참여한 적이 몇번 있어서 영화관련 지식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특이했던 지원요건이었는데... 지원서를 냈더니 다음날 정주님한테 연락왔어요. ‘밥이나 먹읍시다’라고요. 그렇게 NXC에서 일하게 됐어요.”
“임 : 저는 래디쉬의 전신인 바이라인에서 일했던 시절 김정주 대표님을 알게됐어요. 코넬대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가 영국 옥스퍼드로 일종의 교환학생으로 갔어요. 그래서 이승윤 대표를 알게됐고, 승윤형이 바이라인을 창업할 때 초기에 함께 하게 됐죠. 그 이후에서야 승윤형이 먼저 알고 있었던 정주님을 알게 됐어요.”
-바이라인을 중간에 나오셨는데도 인연이 이어졌군요.
“임 : 바이라인이 래디쉬가 되면서 나왔어요. 래디쉬가 지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5000억원에 팔린 웹소설 플랫폼이었지만 초기엔 작은 저널리즘 플랫폼이었거든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도 저널리즘이었고요. ‘1명의 기자에게 든든한 1000명의 독자’ 이 가설을 증명하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1000명이 물적으로 후원을 해준다면 더 다양한 저널리즘 시도가 이어질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회사가 점점 어려워졌고, 결국 웹소설로 피벗을 하게 됐어요. 저는 비디오 콘텐츠 기반 크리에이터 플랫폼으로 잡기를 원했었으나, 결국 내부 설득에 실패했었습니다. 래디쉬 앱 런칭 이후 제가 회사를 나왔어요. 그렇게 방황을 잠시 하다 직접 창업을 하려고 알아보기도 했어요. 그때 정주님한테 메일이 왔어요. ‘조금 쉬는 것이 어떠냐, 지금 또 창업하면 힘들다’고요. 일단 NXC로 놀러오라고 했어요. 결국 NXC에서 내부 회사 설립과 투자 검토 등의 일을 했죠.”
-그리고 사내연애였나요.
“임 : 네. 회사에서 눈이 맞았거든요. 희경님과 사귀기로 한 날, 정주님한테 메일을 썼어요. 저희 이렇게 사내연애 하겠다고요. 말해야할 것 같았고... 거짓말은 못 하겠더라고요. 답장은.. 대충 ‘ㅎㅎ’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2018년 결혼을 했고, 정주님이 주례를 봐주셨고요. 결혼 후에도 미국올 때마다 자주 만났어요. 근처에 멕시칸 타코집 맛있는 곳이 있었는데, 늘 저보고 사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한데 ‘임대표한테 언제 비싼 것 얻어먹을 수 있을까’하고 놀리곤 했죠.”
◇아내의 뷰티블로거 꿈이 2년 만에 6개 브랜드로
-아내의 페인포인트가 창업으로 이어졌다고요.
“서 : 피부가 정말 민감하거든요. 기초 화장품도 조금만 잘못 써도 피부 전체가 일어나요. 중학교 때부터 화장품 다이어리를 썼어요. 화장품의 성분을 전부 보면서 어떤 성분이 저에게 맞고, 어떤 성분이 들어가면 트러블이 나는지 다 기록했던 것이죠. 일종의 화장품 1인 A/B 테스트라고 해야할까요. 이걸 하면서 화장품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결혼 후 잠시 쉬면서 작은 부업을 하려고 했어요. 뷰티 블로거였죠. 그런데 지금 화장품 제품과 시장의 문제에 대한 제 이야기를 남편이 쭉 듣더니 흥분했죠. 아니, 그건 블로그가 아니라 사업으로 가능할 것 같다고요.”
-화장품, 뷰티 모두 경쟁이 정말 치열한 시장입니다만
“임 :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뷰티 시장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도 지나치게 마케팅이 치열한 시장이 됐고, 새로운 브랜드가 나와도 유통구조에서 수익을 남길 수가 없게 됐어요. 잘 기억해보면 한국에서도 반짝 떴던 뷰티 브랜드나 스타트업 대부분이 수년 뒤 존재감 없이 사라진 경우가 있을 겁니다. 미국에서도 인디 브랜드가 세포라 같은 대형 유통기업에 입점을 하게 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수록 마진율이 점점 떨어져요. 입소문으로 작게 잘 될 때보다 더 힘들어지고, 제품 하나가 1년 매출 300억원 이상 나와야 손익분기점을 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됩니다. 이렇게 제품과 마케팅에 힘을 주다보니 다음 제품을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 제작, 마케팅을 하게 돼요. 1세대 뷰티 스타트업의 신제품 개발 기간이 18개월에 달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서 :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었거든요. 대중성으로 하나의 상품이 많이 팔렸던 과거와 달리, 인종이나 취향에 따른 제품과 마케팅이 다양해졌어요. 예컨대 비건 화장품이 전문적으로 출시되거나, 과거에는 백인 중심 피부톤의 화장품이 나왔다면 다른 피부색 피부톤을 위한 화장품이 적었다면 흑인의 피부톤에 포커싱한 제품이 나와서 대박을 치는 경우도 있었죠. 이렇게 시장이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제품 개발과정도 빨라야했어요. "
-뷰블은 얼마만에 제품을 만드나요
서 : “제일 빨라던 제품은 14주만에도 만들었어요. 우선 제가 성분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OEM회사와 소통이 빠르게 됐어요. 그리고 테크 스타트업 관점에서 개발을 진행해요. 테크 회사들은 앱이든 제품을 일단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보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잖아요? 화장품도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브랜드 컨셉과 방향을 먼저 공개하고, 선주문을 받은 다음에 납기에 맞춰서 제작하기도 했고요. 시제품을 만들어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계속 거치기 보다는 일단 빠르게 시장에 제품을 내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죠.”
임 : “그렇게 확장해서 현재 뷰블은 인플루언서들을 내세운 6개 브랜드와 제품을 내놓았어요. 2020년 3월에 첫 브랜드와 제품을 런칭했으니 2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빠르게 발을 넓혔죠. 기초 제품 브랜드, 색조 브랜드, 바디케어 브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요. 틱톡에서 1000만 팔로워가 넘는 인플루언서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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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타켓팅 뷰티 브랜드, 저널리즘 가설이 뷰티로
-뷰티 비즈니스의 새로운 활로가 인플루언서라고요?
-처음에 인플루언서와 접점이 없었을텐데요.
-화장품의 하이퍼 타겟팅요?
◇“JJ(김정주)님이 자주 그랬죠. 사업은 바퀴벌레처럼 버티는 일이야”
-엔젤 투자자들 명단에 친숙한 이름들이 많군요.
-김정주 대표에게 받은 조언 중에 기억이 남는 조언은?
-타깃은 미국이고, 한국에 굳이 오피스를 둘 필요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