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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아는기자들에게 크립토(암호화폐) 스타트업과 시장과 관련된 인터뷰는 늘 어려운 일입니다. 크립토는 기술적으로도 이해가 어렵지만, 무엇보다 크립토에 깔려있는 ‘탈중앙화’에 대한 급진적인 논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급진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전개했던 사업은 크게 흔들리거나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루나 사태처럼요.
하지만 크립토 스타트업도 스타트업입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비전과 논리가 모두 실현 가능성이 0%일 수는 없죠. ‘누군가는 혁신적으로 세상을 바꿀 거버넌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그런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려 합니다. 동시에 의심의 눈빛으로 좀더 날카로운 질문으로 검증을 하려고 하고요. ‘세상 모든 스타트업을 응원한다’는 쫌아는기자들 프로젝트의 1번 원칙은 바뀌지 않습니다.(사실 테라의 권도형 대표도 루나 사태가 터지기 한달여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10글자의 답장으로 까였습니다.)
크립토 스타트업 인터뷰는 탈중앙화와 크립토 시장에 대한 창업자 논리에 허점이 있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쫌아는기자들은 그 허점조차 그대로 전달합니다. 크립토 스타트업이 세상을 설득하는 것을 응원하지만, 그 행간의 허점과 모순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요. 허점을 찾는 일도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이번 크립토 스타트업 인터뷰는 ‘베가엑스’의 창업자 이상화 대표를 만났습니다. 지난달 어렵다는 투자 환경에서 기업가치 1000억원으로 시리즈A 60억원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의Why]베가엑스가 크립토 지수를 만드는 이유
-베가엑스는 무슨 일은 합니까.
“하나는 크립토 지수를 만드는 일입니다. 두번째는 자체 포트폴리오 엔진이 있어서, 자동화 된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고요. 주식시장엔 ETF, 뮤추얼 펀드, 인덱스처럼 특정 종목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툴이 있지만, 크립토는 그런 기능이 거의 없거든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아닌 코인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사기도 어렵고요. 일종의 바스켓, 바구니를 통째로 사는 투자를 하고 싶은데 크립토는 그런 정보를 얻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코스피, 코스닥, 나스닥 이런 지수가 있는 이유는
“전통 금융 시장에서도 중요한 이유는 일종의 장투, 장기투자를 할 때 데이트레이딩을 하진 않습니다. 매일매일 종목을 바꾸면서 사고 파는 일이요. 매일 자산 내역을 바꾸는 일, 리밸런싱을 해야하는데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지수가 만들어진 것이고요. 주식도 이렇게 자산 내용을 바꾸는 것이 힘든데, 24시간 돌아가는 가상화폐는 더 힘듭니다. 장기투자를 위해선 리스트의 다양성이 있어야 하는데, 개인이 헤지펀드가 되지 않는 이상 매일 코인들을 사고 팔면서 리스크 배분을 하는 것은 더 어렵죠. 주식도 그래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만들어졌고,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지수를 만드는 일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하는 것이죠?
“시가총액,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연산작업의 속도), 이더리움의 가스비(송금 수수료) 등 전통 금융 시장에 없는 수치들을 베이스로 저희가 지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수가 있어야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과 여러 금융 상품을 만들고, 금융기관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거든요. 이 지수를 기반으로 한 투자상품을 만들어 개인과 기관에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서비스인데요, 수익률이 우수한 상품의 경우에는 15%~25% 정도 됩니다. 물론 개별 종목에 한방을 노리는 것보다는 못 하지만 좀더 보수적인 상품이고요.
고객의 약 30%가 크립토에 투자하는 작은 펀드들인데요. 직접 코인을 사고 팔수 없으니 인덱스 펀드처럼 운영되는 베가엑스에 자산을 맡기는 셈입니다. 지금은 작은 펀드들이지만, 크립토 지수와 트레이딩이 보편화된다면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크립토 금융상품을 찾을 것이라 봅니다. 실제 베가엑스의 운용자산도 비트코인 기준으로 2021년 434개에서 올해 6월 기준 5273개로 늘었습니다.”
-나스닥이나 S&P 같은 기관들이 직접 크립토 지수를 만들어 글로벌 보편화시키지 않을까요. 한국의 스타트업이 지수를 만든다고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지수와 별개로 나스닥과 S&P 같은 기관들이 지수를 상품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나스닥도 크립토 관련 지수를 만들었지만 상품화되지 않고, 미국에서 크립토 관련 금융 상품은 비트코인 선물뿐입니다. 현물 거래가 불가능하거든요. 주식과 정반대로 비트코인이나 크립토가 탈중앙화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브로커(중개인)을 통해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고 거래소에서 검증을 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P2P 거래가 가능하고 암호화됩니다. 거래소를 우회할 수도 있고, 브로커의 존재도 필요가 없거나 그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기존 금융의 인프라 운영 방식과 규제로는 크립토 관련 상품이 나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비트코인이나 크립토의 움직임을 트래킹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과 소프크웨어가 별도로 있어야만 금융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어요. 문제는 미국이나 대형 전통 금융기관이 그런 기술을 만들지 않았거나 도입하지 않아서 지수와 지수 상품화가 보편화되지 못했습니다. 베가엑스는 운영자산 규모는 작지만, 지수를 기반화한 크립토 상품을 만들었을 때 필요한 엔진과 모니터링 기술을 갖고 있어요. 크립토 관련 금융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 인프라를 만들 수 있으면 글로벌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가능하고 그 시장이 미래에 정말 큰 시장이 될 겁니다.”
-크립토씬에서 여러 번 듣는 이야기인데, 도대체 기관 투자자들이 크립토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들을 크립토로 데려와야 하는 이유는요.
“결국엔 웹2에서 웹3의 자산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화폐의 성격도 바뀔 것이고요. 금융의 자산이 결국 웹3의 크립토로 옮겨와야 하는데 그걸 옮길 수 있는 주체들이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입니다. 그들이 와야 새로운 형태의 화폐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는데, 그들이 오지 않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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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사태가 터진 이유에 대하여
-주식은 공시가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고요. 코인은 백서 뿐이고 정기적인 공시도 없습니다. 예컨대 루나가 지수에 포함됐다면요? 루나 같은 사태가 나오면 정말 큰 일이 날텐데요.
-루나도 백서 상으로는 탈중앙화였는데요.
-루나 사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어떤 느낌이었나요.
-그냥 크립토도 은행처럼 중앙화된 기관이 있는 것이 이런 사고를 막는 더 빠른 방법이 아닐까요.
-BNP파리바(프랑스 최대 은행) 등 월스트리트에 근무를 했었는데. 전통 금융시장에서 왜 크립토로 넘어오게 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