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내년 1분기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가 88.9로 기준선(100)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분기(110.7) 대비 21.8포인트 급감하며 올해 1분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 이하면 직전 분기 대비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벤처기업협회가 분기마다 국내 벤처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하는데,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협회는 “내년 1분기에 벤처업계 경기가 매우 위축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항목별로 보면 경영 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컸다. 내년 1분기 경영실적 전망은 87.4로 직전 분기(109.8) 대비 급감했다. 특히 국내 매출 전망(110.9→87.9)이 대폭 떨어졌다. 내년 내수 시장 위축으로 자사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았던 것이다.
다만 해외 매출 전망(95.8→97.4)은 기준선을 밑돌긴 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선 나쁘게 보는 경향이 덜했다. 자금 전망(90.6→88.2), 인력 전망(95.2→96), 비용 전망(77.3→86.7)도 직전 분기와 큰 차이가 없거나 개선된 모습이었다.
한편, 올해 4분기 실제 경기를 반영한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는 85로 전분기 대비 3.4포인트 감소했다. 조사 기업들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내수판매 부진을 꼽았다. 응답 기업 중 85.2%가 ‘내수판매 부진’이 경기 악화의 핵심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자금 사정 어려움(43.4%), 인건비 상승(14.2%)도 주요 악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벤처기업협회 성상엽 회장은 “내년도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거시환경 악화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국회는 기업경영을 위축시키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내수시장 활성화와 자금 조달 환경 개선 등을 위한 보다 강력한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