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궁금했던 제품이 있으셨나요? 생활 속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는 ‘일주일 리뷰’를 연재합니다. 공동구매 정보와 함께 톡톡 살아 있는 아이디어를 즐겨 보세요.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물컹슈즈’라는 기능성 운동화다. 한국인의 발 모양에 맞게 발볼이 넓게 만들어졌고 바닥엔 실리콘 깔창이 있어 푹신하다. 한마디로 착화감에 초점을 맞춘 신발이다.

첫인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뭉툭한 모양 때문인지 영 투박해 보였다. 속는 셈 치고 발을 넣어봤더니 놀랍도록 푹신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 때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의자를 의도적으로 없애고 4시간이고 5시간이고 서서 근무하라고 했던 악덕 사장님이 떠올랐다. 그때 이 신발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기능성 운동화라고 하면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한 번씩 신어봤다. 그럼에도 아직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운동화 유목민이기에 일주일간 물컹슈즈를 신어봤다. 팩트체크가 필요한 내용은 제품을 개발한 기희경 나인투식스 대표에게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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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투식스의 ‘워킹마스터 물컹슈즈’. /나인투식스

리뷰하기 전에👀 이거 왜 만들었지?

나인투식스는 기능성 깔창으로 2017년 첫발을 뗀 스타트업이다. 나인투식스의 브랜드 ‘워킹마스터클럽’은 ‘내 발에 맞는 깔창찾기’라는 콘셉트로 전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인정받아 국내 깔창 브랜드 중 최초로 백화점에 입점했다.

기 대표는 “사람들이 발에 맞는 신발을 찾는 게 아니라 발을 신발에 맞추고 있다는 생각에 물컹슈즈를 만들었다”며 개발 이유를 밝혔다. 가령 동양인은 대체로 발볼이 넓은데,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발볼이 좁은 해외 브랜드 운동화를 신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깔창을 구매한 소비자의 연령대·성별통증 부위 등을 기록해둔 것이 큰 자산이 됐다. 3만 건 넘는 데이터를 분석해 적절한 발볼 넓이와 발등 높이 등을 분석하고 이를 적용한 기능성 운동화를 만들었다. 깔창 제작 노하우도 녹였다. 발포실리콘을 넣어 푹신함을 더하고 미끄럼 방지를 위해 밑창은 천연고무를 이용했다.

물컹슈즈, 벌집깔창 등을 개발한 기희경 나인투식스 대표. /더비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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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컹슈즈’ 리뷰 노트✔️

①크게 나온 신발인데 발이 작아 보이는 매직

운동화는 250㎜, 구두는 245㎜를 신는 칼발 소유자다. 물컹슈즈 사이즈는 230㎜부터 시작한다. 10㎜ 단위로 290㎜ 사이즈까지 있다. 250㎜부터 신어봤지만 헐렁했고 240㎜를 신었더니 딱 맞았다. 기 대표는 “실제 발 길이를 기준으로 하면 240㎜를 신어야 하지만, 발볼 넓이에 맞추다 보니 그동안 250㎜를 골랐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사이즈가 이랬다니, 처음 안 사실에 놀라웠다. 숫자만 작아진 게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도 발이 더 작아 보였다.

'우수한 착화감'을 인상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이름 붙은 '물컹슈즈'. /더비비드

색상은 블랙, 옐로우, 그레이, 베이지, 핑크, 네이비 등 6가지다. 평소 제일 손이 잘 가는 컬러인 화이트가 없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무난한 회색을 선택했다. 신발 끈도 운동화와 같은 색이다.

물컹슈즈는 깔창이 2개다. 얇은 첫 번째 깔창 아래엔 수세미처럼 생긴 발포실리콘 깔창이 있다. 이 깔창이 발과 땅이 만나는 순간에 생기는 충격 에너지를 흡수해준다. 발포실리콘을 양손으로 있는 힘껏 구겨봤다. 힘을 빼는 순간 빠르게 튕겨져 원래 모양으로 돌아왔다. 발포실리콘은 기존 깔창 재료에 비해 단가가 비싼 편이다. 그 값을 충분히 해낸다. 신발을 신자마자 발바닥을 푹신하게 감싸는 느낌에 꽤 놀랐다. 다른 신발을 신었을 땐 아스팔트를 걷는 느낌이라면 물컹슈즈는 우레탄 바닥을 걷는 느낌이었다. 새삼 ‘물컹슈즈’ 이름 한번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껏 구겨도 손에 힘을 빼는 순간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발포실리콘. /나인투식스

물컹슈즈는 충격흡수에 효과적인 ‘에어순환방식’을 썼다고 강조한다. 기존에도 쿠션감, 충격흡수 등을 강조하는 운동화는 있다. 밑창에 공기 주머니(에어 주머니)를 넣어 만든 신발인 에어슈즈가 대표적이다. 기 대표는 “에어주머니 방식은 “에어주머니는 충격에너지가 튕겨 나와서 충격흡수 기능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컹슈즈의 에어순환방식은 실리콘이 공기를 머금고 있다가 압력이 가해지면 머금고 있던 에어를 서서히 뱉어내서 충격이 흡수된다”고 강조했다.

②가벼운 신발이 무조건 좋진 않아

날 듯이 가벼운 신발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기능성 신발에 비해 다소 무거웠다. 미끄럼방지를 위해 밑창을 천연고무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너무 가벼우면 발을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무거우면 오래 신기 어려운데 그 중간 정도였다.

충격흡수 실험을 위해 물컹슈즈를 신고 뛰어오르는 모습. /나인투식스

물컹슈즈는 오래 걸을 때 빛을 발했다. 보통 걸을 때 발가락은 쭉 펴져 있지만 뒷발은 조금 구부러진다. 앞꿈치가 땅과 닿아있고 뒤꿈치는 살짝 떠 있는 상태다. 뻣뻣한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구부러지지 않는 신발 때문에 발에 통증이 생긴다. 물컹슈즈는 양 끝을 잡고 약간 힘을 주면 좌우로 뒤틀렸다. 신발 자체가 단단하면서도 유연했다.

발에 땀이 많은 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신발을 벗어야 하는 식당에 갈 때면 냄새가 나진 않을까 싶어 멈칫하게 된다.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찾는 이유다. 물컹슈즈 내외부 소재를 살펴봤다. 안감은 면 100%, 겉감은 매시 폴리에스터 100%다. 매시는 통풍이 잘돼 운동복에도 흔히 쓰이는 소재다.

착화감 하나는 기가 막혔다. 이미 신발장에 운동화가 색깔별로 쌓여있지만 일주일 동안 다른 운동화가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사무실 전용 운동화는 물컹슈즈로 정착하기로 했다. 기 대표는 “실제로 피자, 카페 등 프랜차이즈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작업화로 많이 찾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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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족저근막염 증상 완화에 도움

발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여도 불편함이 없었다. /나인투식스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뭐 입지’만큼이나 ‘뭐 신지’가 중요한 이슈다. 일주일 동안 ‘뭐 신지’란 고민 없이 물컹슈즈를 신었다. 격식 없는 옷을 입은 날도, 세미 정장을 입은 날도 신발은 하나로 고정이었다. 무난한 색상에 무난한 디자인이라 어떤 차림새에도 잘 스며들었다.

가장 신기했던 건 일주일 사이에 발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평소 왼쪽 발바닥만 유독 각질이 많이 생기고 욱신거리는 통증과 함께 가려운 증상이 있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걸음걸이 탓이다. 심한 정도는 아니었기에 적당히 참으며 지냈는데 일주일 만에 그런 증상이 사라졌다. 정말 물컹슈즈 덕분인지는 다른 신발과 번갈아 신어보면서 경험을 해봐야 할 듯 하다.

제조공장에서 물컹슈즈가 제작되고 있는 모습. /나인투식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흰색’이 없다는 점은 꽤 치명적이었다. 물컹슈즈의 색상 톤이 전체적으로 어두워 옷을 매치해 입을 때 밝은색 옷을 피하게 됐다.

제품 리뷰를 하는 내내 족저근막염을 앓고 계신 어머니가 떠올랐다. 심할 땐 발바닥에 뭔가가 닿기만 해도 아프다며 발뒤꿈치를 들고 생활하실 정도다. 우리 어머니처럼 발·무릎 등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생필품 수준이 될 것이라 본다.

가격은 한 켤레에 7만9000원이다. 원래 소비자가는 19만9000원인데, 초반 입소문을 위해 가격을 낮췄다고 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나온 기능성 운동화가 2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것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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