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방에 가면 달큰하고 오묘한 한약재의 향이 난다. 당귀(當歸) 향이다. 강원도 평창 진부면에 있는 진부농협은 당귀를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당귀 유산균을 개발했다. 진부농협의 이주한(56) 조합장을 만나 참당귀 유산균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들었다.
-진부 당귀를 소개해 주세요.
“당귀는 7~8월 평균 기온이 20~22도인 서늘한 기후에 잘 자랍니다. 고랭지인 평창이 딱이죠. 또 당귀의 유효 성분은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극대화됩니다. 기온이 서늘한 데다 일교차가 큰 평창은 당귀가 자라기 좋은 천혜의 환경입니다.”
-당귀의 효능이 궁금합니다.
“당귀의 주요 성분인 데크루신과 데크루시놀안젤레이트는 뇌 속 독성물질을 억제해 뇌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지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거죠. 당귀의 효능은 동의보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액순환 개선에 좋으며 혈색 불량, 산전·산후 회복, 월경 불순, 자궁 발육 부진 등 여성 건강에 좋아 한약방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한약재입니다. 오래 복용하면 손발이 찬 증상도 개선할 수 있어요.”
-당귀를 가공하기로 한 배경을 알고 싶습니다.
“한약재로 사용되는 당귀는 몸통, 큰 뿌리, 잔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유통 시장에서 잔뿌리가 외면 받고 있습니다. 사실 잔뿌리는 외양은 소박하지만 영양학적 가치가 높습니다. 잔뿌리를 활용해 가공식품을 만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면서 농가 수익을 증대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죠.”-어떻게 가공했나요.
“처음엔 당귀차와 당귀 방향제를 만들었는데요.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너무 개성이 강한 향이 화근이었죠. 다음으로 물처럼 마실 수 있는 ‘참당귀 수’를 개발했는데요. 유통이 문제였어요. 액상형태라 유통 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고민하다 유산균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당귀 유산균은 다른 유산균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참당귀와 유산균이 시너지를 냅니다. 장내 생존율이 높은 콩 유래 식물성 유산균과 참당귀뿌리분말을 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진통 완화, 항염 등의 당귀 본연의 기능과 소화를 촉진해서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유산균의 기능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죠. 라인업 확장 차원에서 감자 유산균과 쌀 유산균도 출시했습니다. 감자 유산균은 잔감자 활용법을 구상하다가, 쌀 유산균은 쌀 소비 확대를 위해 개발했죠.”
-지금까지의 성과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최근 농산물 소비촉진, 농가실익 제고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농협경제지주가 선정하는 ‘2024년 농업경제사업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진부 당귀 표준화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진부 당귀’가 보성 녹차같은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