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한 방이죠. 빵 하고 터질 종목 어디 없나요?”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는 바이오 회사에 올인하고 있다. 적자가 나는 회사이긴 하지만, 한 방을 믿고 투자하고 있다. 이씨가 보유한 종목은 이것 하나뿐이다. 5000만원 넘게 들어갔다.

이씨는 “계란은 여러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고 듣긴 했지만 그렇게 해서 언제 돈을 벌겠느냐”면서 “집값이 너무 올랐는데 단기간에 돈을 벌고 싶다 보니 화끈하게 튈 것 같은 주식에만 눈이 간다”고 말했다. 집값은 급등하는데 모아둔 돈은 얼마 없다 보니 초조한 마음에 공격적인 한 방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40대 주부 김모씨는 분산투자 예찬론자다. 3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김씨는 “3년 전 주식을 시작할 때 한 종목에 ‘몰빵’ 투자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러다 보니 투자 종목이 좀 많아지긴 했다”면서 “주가 확인에도 시간이 꽤 걸려서 아이들 챙기기도 소홀해지고 솔직히 버겁다”고 말했다.

◇한 방이냐, 분산이냐

7일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는 지난 2018~2020년 3년간 상장 종목 중 무작위로 투자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최소 1종목에서 최대 29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한 종목에 집중 투자했을 때의 경우는 주가 변동성(등락)이 너무 커져서 불리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변동성이 무려 50.99%에 달했다. 변동성이 높으면 주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하기가 어려워진다. 요동치는 주가에 견디지 못하고 주식을 팔고 나서 나중에 “왜 내가 팔면 오르느냐”고 후회하기 쉽다는 말이다.

NH투자증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보유 종목 수를 늘리면 변동성 수치가 크게 줄었다. 시뮬레이션에서 예정한 최대치인 29개까지 늘릴 경우 23.55%까지 내려갔다. 다만 1종목에서 10종목까지는 변동성이 의미 있게 감소했지만, 11종목을 넘어서면 종목 수를 늘려도 변동성 감소 폭이 미미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포트폴리오에 많은 종류의 주식을 보유할수록 비체계적인 위험(개별 종목이 갖는 위험)에 대한 노출은 줄어들게 된다”면서 “1~2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보다는 다양한 업종에 걸쳐 10여 종목을 보유한 계좌 포트폴리오가 훨씬 덜 위험하다”고 말했다.

◇”분산투자 황금비율은 10~15종목″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NH투자증권은 10~15종목을 보유할 때 분산투자 관련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시했다.

분산 투자가 좋다고 해서 종목 수가 20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도 곤란하다. 종목 수가 많으면 호재나 악재 등에 대한 대응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편 부부장은 “종목 수가 너무 많으면 일부 종목은 방치되고, 결국 마이너스 상태에서 비자발적인 장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분산 투자한다고 다수의 종목을 사들였다가 홧김에 손절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20개 이상 종목을 담기보다는 전체 시장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시가총액이 높은 그룹군에서 순위대로 투자하게 되면 다양한 업종에 투자하므로, 위험 분산과 투자 수익률을 한 번에 챙겨 일석이조다.

편 부부장은 “미국의 대표 지수인 다우평균은 코카콜라,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30곳으로 구성돼 있다”며 “산업별 강자에 초점을 맞추는 종목 선정으로 포트폴리오가 일부 업종에 집중되지 않게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