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지난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배, 4.6배로 증가했다.

20일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44조3983억원으로 작년 1분기(19조1598억원) 대비 131.7% 증가했다. 순이익도 10조6514억원에서 49조1074억원으로 361% 늘었다. 거래소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593곳(금융업 등 제외)을 분석한 결과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0년 연결재무제표 도입 이후 최고치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8.3%로 전년 동기(3.9%) 대비 4.4%포인트 높아졌고, 순이익률 역시 9.1%로 작년 1분기보다 7%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매출액의 12.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분석하더라도 영업이익은 35조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4%, 순이익은 41조9657억원으로 627.8% 증가했다.

지난 1분기 17개 업종 중 9개 업종에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서비스업(3773.5% 증가), 철강·금속(308.5% 증가), 운수 장비(97.2% 증가), 유통업(86.4% 증가) 등 업종에서 증가율이 높았다. 기계·화학 등 4개 업종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타격으로 지난해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도드라져 보이는 측면(기저 효과)도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지난 1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 등에 주목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 1분기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종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강·화학 제품 등 ‘중간재’에 대한 수요가 함께 늘어나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 측면이 있다”며 “또한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커지면서 소위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 역시 자동차·백화점 업종에서 많은 수익이 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금융회사 42곳의 실적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13조6766억원으로 89.3%, 순이익은 10조4165억원으로 95%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461.4%, 순이익은 467% 늘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초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증권사의 수익이 개선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 기업 1011사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3%, 순이익은 238.8% 증가했다. 정보·통신(IT) 업종 370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9%, 124.3% 증가했는데, 이를 제외한 641사의 영업이익(143.3% 증가), 순이익(423.4%) 증가율이 더 높았다.

올해 나머지 기간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미국의 수입 증가 등을 고려하면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 변이 확산 여부와 백신 보급 및 부작용 등의 변수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