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기업별로 각기 다른 액면가를 5000원으로 통일한 '환산주가'를 기준으로 크래프톤이 국내 주식 중 가장 비싼 주식이다.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비싼 종목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LG생활건강입니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44만4000원으로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았답니다. 하지만 다른 기준으로 보면 주가가 가장 비싼 주식은 크래프톤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크래프톤의 지난 3일 주가는 2545만원입니다.

◇액면가 통일해서 보는 ‘환산주가’

3일 기준 크래프톤의 종가는 50만9000원입니다. 그런데 크래프톤의 액면가는 100원입니다. 그래서 모든 주식의 액면가를 5000원으로 통일해서 보는 환산주가를 기준으로 해서 보면 2545만원으로 가장 비쌉니다. 액면가가 100원인 네이버의 환산주가가 2265만5000원으로 2위고, 역시 액면가가 100원인 카카오의 환산주가가 782만5000원입니다.

액면가는 말 그대로 ‘주권’에 표시된 가격을 의미합니다. 액면가에 회사의 주식 총수를 곱하면 회사의 자본금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액면가가 100원인데, 환산주가는 383만원으로 국내 증시 13위입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1주 가격이 최고가인 LG생활건강은 액면가가 5000원입니다. 그러니 환산주가도 144만4000원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같다 보니 환산주가 순위에선 46위입니다.

환산주가라는 개념은 같은 업종 내 기업을 서로 비교하는 정도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조금 낯선 개념이기도 합니다.

◇크래프톤 더 비싸져도 액면분할은 불가능?

올 들어 카카오가 1주를 다섯 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2018년에는 대표적인 ‘황제주’ 삼성전자가 50대1 액면분할을 하면서 소액 투자자도 투자해볼 수 있는 국민주가 됐습니다. 이후 실제로 소액 투자자 수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 주주 수는 454만6000명이나 됩니다.

2018년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단행하면서 5000원이던 삼성전자의 액면가는 100원이 됐습니다. 카카오 역시 올해 5대1 액면분할을 하면서 주식 액면가가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럼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50만원이 넘는 크래프톤은 주가가 더 올랐을 때 삼성전자나 카카오처럼 액면분할을 할 수 있을까요? 크래프톤은 상장 전 이미 5대1 액면분할을 진행해 현재 액면가가 100원이라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상법 329조는 ‘액면주식 1주의 금액은 100원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무상증자를 통해서 액면분할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해볼 순 있습니다. 무상증자는 쉽게 말해 기업이 공짜 주식을 발행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입니다. 이때 신주배정 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만 신주인수권을 주고, 기준일 이후 ‘권리락’이 발생하면서 이때부터 주식을 사면 신주를 받지 못합니다. 권리락 발생일에는 해당 종목의 시초가(당일 증시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의 주가)가 떨어지는데, 신주 상장 이후 주식 수량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1주당 가치가 희석되는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