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소비자 금융 철수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 출신 PB(프라이빗 뱅커) 중 신한금융투자가 영입한 국내 1세대 PB 염정주 신한금투 청담금융센터장. 그는 “시장에 변수가 많은 때일수록 원칙에 따라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지난해 국내 소비자 금융 철수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 출신 PB(프라이빗 뱅커) 중 신한금융투자가 영입한 국내 1세대 PB 염정주 신한금투 청담금융센터장. 그는 “시장에 변수가 많은 때일수록 원칙에 따라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부자라고 ‘나만 돈 못 벌었어(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안 겪을까요? 아는 사람이 주식으로 대박 났다는 소리 들으면 누구나 배 아프지요. 하지만 자산가들은 경험과 연륜이 남다릅니다. 급한 마음에 한 곳에 몰아넣지 않아요. 자산도, 타이밍도, 통화도 분산해서 자산을 지킵니다. 지금 같은 어려운 때도 말이죠.”

작년 말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철수를 결정하면서 국내 금융사들 사이에선 씨티 출신 PB(프라이빗뱅커) 모시기 전쟁이 벌어졌다. PB 사관학교로 불리는 씨티에서 알짜 PB를 모셔온다면 고액 자산가들도 함께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 업계가 가장 눈독 들이던 인물, 염정주 씨티은행 청담센터장(상무)을 신한금융투자가 영입했다. 신한금투 청담금융센터장으로 변신한 그는 200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B(자산관리전문가)에 입문한 우리나라 1세대 PB다. 씨티 청담센터에서 우리나라 PB센터 중 가장 규모가 큰 3조 원대 고객 자산을 운용하면서 200여 PB를 교육·관리하는 역할도 맡아왔다. CFA(국제재무분석사), AICPA(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도 갖춘 자산관리 전문가다.

염 센터장은 요즘 어떤 상품이 있는지 몰라서 투자 못 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했다. 투자자들이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를 접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가 다 공개돼 있어서 모르는 상품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팬데믹에 이어 전쟁까지 발발하는 등 시장엔 변수가 많고 또 변화 속도도 빠릅니다. 이런 때일수록 특정 섹터, 특정 종목에 투자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원칙에 입각해서 무조건 분산투자를 해야죠.”

그가 말하는 분산은 자원 배분뿐만 아니라 투자 시점과 통화까지 섬세하게 분산하는 것. 염 센터장은 “물론 최근 자산가들이 부동산과 건설주, 비상장주식 등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자산 중 일부분을 여기에 투자하지 몰아넣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 점이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과 이미 부자인 사람이 다른 점이다.

그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유명한 투자 격언이 있는데, 사실 여기서 말하는 어깨는 머리를 한 번 타넘고 내려오는 반대쪽 어깨”라고 했다. 고점을 이미 찍고 내려올 때 팔아야 가장 잘 판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수익률이 100%를 찍고 90%로 내려오면 90% 번 게 아니라 10%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게 인간의 욕심”이라면서 “이 욕심을 떨쳐버리고 정리한 뒤 새로 투자를 시작하는 게 현명한 투자자이고 장기적으로 이기는 투자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