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겸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총리실

약 70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17일 방한한 가운데, 그간 ‘네옴시티 관련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충분히 상승한 것으로 보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네옴시티 관련주인 건설업체 한미글로벌은 전거래일 대비 10.2% 하락한 3만7250원에 마감했다. 한미글로벌은 작년 네옴시티 관련 약 30억원 규모의 용역 사업을 수주했다. 다른 네옴시티 수주기업인 삼성물산(-3.2%)과 현대건설(-3.6%)도 이날 하락으로 마감했다.

구체적인 네옴시티 수주 실적은 없지만, 수주 가능성이 크다며 역시 관련주로 묶였던 도화엔지니어링(-6.7%)과 희림(-7.5%)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빈살만 왕세자가 이날 방한했지만, 회사 별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아직 나오기 전이라 매수세는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빈살만 왕세자 방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는 이미 많이 뛰었기 때문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반면 사우디와 구체적인 협력 소식이 전해진 기업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진행된 사우디 투자포럼 행사에서 사우디 투자부와 네옴시티 철도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은 현대로템은 이날 주가가 7.7% 상승했다. 화학 분야 협약을 체결한 롯데정밀화학도 소폭(1.0%) 올랐다.

이날 포럼에서 사우디 측은 국내 기업들과 인프라·바이오 등 각종 분야에서 25건 이상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을 위해 지난 10일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김교현 롯데 화학군 부회장,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가 사전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향후 롯데 화학군의 다른 고부가 제품으로 사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