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670조원 규모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했지만, 정작 ‘네옴시티 관련주’로 분류됐던 종목들 가운데 상당수가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주가가 충분히 상승한 것으로 보고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네옴시티 관련 주인 건설 업체 한미글로벌은 전거래일 대비 11.8% 하락한 3만6650원에 마감했다. 한미글로벌은 작년 네옴시티 관련 약 30억원 규모의 용역 사업을 수주했다. 다른 네옴시티 수주 기업인 삼성물산(-3.6%)과 현대건설(-4.1%)도 이날 하락으로 마감했다. 구체적인 네옴시티 수주 실적은 없지만, 수주 가능성이 크다며 역시 관련 주로 묶였던 도화엔지니어링(-8.1%)과 희림(-7.9%)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이번 빈살만 방한 과정에서 사우디와 구체적인 협력 소식이 전해진 기업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진행된 사우디 투자 포럼 행사에서 사우디 투자부와 네옴시티 철도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은 현대로템은 이날 주가가 5.5% 상승했다. 화학 분야 협약을 체결한 롯데정밀화학도 소폭(1.4%) 올랐다. 이날 포럼에서 사우디 측은 국내 기업들과 인프라·바이오 등 각종 분야에서 25건 이상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찍부터 ‘네옴시티 관련 주’로 분류돼 기대감을 받았던 종목들은 주가가 하락 조정되고, 이번에 MOU 등으로 새롭게 언급된 ‘뉴 페이스’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모습”이라며 “단순한 MOU가 아니라 실제 어떤 사업을 얼마나 큰 규모로 수주하는지 구체적 실적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