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협박’ 와중에 1분기(1~3월) 주요국 주식시장 중에서 미국이 가장 많이 하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반면 미국에 맞서 막대한 재정을 풀기 시작한 유럽과 중국 주식시장에는 불이 붙었다.

1일 블룸버그 등을 통해 집계한 1분기 주요국의 대표 주가지수 등락률을 보면 홍콩(H지수)이 17.1%로 1위였다.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 중국의 테크주를 모은 이 지수는 올 초 ‘가성비’ AI(인공지능) 모델인 딥시크의 등장을 계기로 급등세를 탔다. 미국 빅테크에 맞서는 중국의 테크 굴기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그다음은 그리스(14.7%), 스페인(13.3%), 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각 11.3%) 등 유럽 주요국 증시가 뒤를 이었다. 대서양 양안 동맹 균열로 유럽 각국이 군비 증강을 위한 재정 확대에 속속 나선 결과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 올해 방산과 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특별 기금으로 GDP의 12%를 책정했다.

미국 관세 인상의 첫 번째 타깃으로 지목된 멕시코 증시도 연초 이후 6% 상승했고, 캐나다 주가지수는 큰 요동 없이 연초 수준을 지키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다. 관세 인상이 고질병인 미국 물가를 더욱 올리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그간 많이 오른 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나스닥 지수가 1분기 10.4% 하락했고, S&P500도 4.6% 내렸다. 일본도 10.6%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관세 부과일(4월 2일)이 다가오면서 초반의 상승세를 반납, 연초 이후 3.4% 오른 상태로 1분기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