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뉴욕 주식 시장이 폭등세를 보이자 10일 아시아 주식시장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2293.70)보다 101.43포인트(4.42%) 오른 2395.15에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도 26.73포인트(4.15%) 급등한 670.12에 장을 시작했다. 개장 이후 코스피·코스닥지수는 꾸준히 상승 폭을 확대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51.36포인트(6.6%) 오른 2445.06에, 코스닥지수는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SK하이닉스(11.03%)와 LG에너지솔루션(11.31%)이 1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6.42%), 현대차(5.06%), 기아(5.25%), 셀트리온(6.28%),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9%), KB금융(7.09%)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 HLB만 소폭(0.19%) 내렸을 뿐 알테오젠(5.61%), 에코프로비엠(9.29%), 에코프로(9.62%) 등이 급등했다.
그간 순매도세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온 것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이날 3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왔던 외국인이 이날엔 1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한편 이날 오전 주가가 급등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급등하면서 개장 직후 유가증권시장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 46분에는 코스닥 150선물과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상승해 코스닥시장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해 8월 5일 코스피가 8.77% 폭락했던 ‘블랙먼데이’ 다음 날인 같은 달 6일 이후 8개월 만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모처럼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한 것은 9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방침에 다우지수가 7.87%, S&P500지수가 9.52%, 나스닥지수가 12.16% 폭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S&P500지수 상승률은 2008년 10월 13일(11.58%), 같은 달 28일(10.79%)에 이어 세번째로 큰 상승률이다. 나스닥지수 상승률과 다우지수 상승률은 각각 역대 2번째, 6번째 기록이다.
아시아 주식시장도 이날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3.9% 급락했던 닛케이 평균은 전날 대비 9.13% 오른 3만4609.00에 거래를 마쳤고, 대만 자취안지수도 9.25% 오른 1만9000.03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3시 45분 현재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2.4%, 1%가량 오른 상태에서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