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에 두 번째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17일 한화에어로가 지난 8일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 신고서를 정정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이를 2조3000억원으로 줄여 다시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정된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달라진 상황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다”고 했다. 제3자 배정 추진 등으로 자금 조달 구조가 바뀌다 보니, 주주나 회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유상증자와 유상증자 전후로 계열사인 한화오션 지분을 매매한 것과 관련해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이나 자금 사용 목적 등을 정정했지만,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봤다. 일반 주주들과의 의사소통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에어로가 지난달 3조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주주 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에 파장이 컸다. 금감원은 신고서를 제출한 지 5영업일 만에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1차 정정 요구를 했다. 이달 한화에어로 측은 주주 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1조300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등 유상증자 내용을 크게 바꿨다. 일반 주주들의 할인율은 15%, 특수 관계자 할인율은 0%로 적용돼 일반 주주에게 유리한 구성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한화에어로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구애 없이 증권 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화에어로 주가는 3.55% 오른 81만6000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받아들여지면 23일 효력이 발생될 예정이었으나, 증자 일자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한화에어로 측은 “금감원의 요청 사항을 자세히 검토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