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 1분기(1~3월)에 5조원에 육박하는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추세였는데도 이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4조2215억원)보다 16.8% 늘어난 것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62.9% 늘어난 1조6973억원, 신한금융이 12.6% 늘어난 1조4883억원, 하나금융이 9.1% 늘어난 1조127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금융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작년 1분기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 8620억원을 반영해 이익이 감소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있었다.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25.2% 줄어든 615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희망 퇴직금과 투자 확대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우리금융은 설명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낸 것은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4대 지주의 이자 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조4046억원보다 2.2%가량 늘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조25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이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금융사들이 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이자이익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경기 침체로 가계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고객의 이자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금보험료 같은 법정 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해 대출금리를 낮추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에 기여금을 물리는 ‘횡재세’ 도입도 대선 공약으로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