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아이폰12가 정식 출시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의 모습./연합뉴스

“아이폰 사러온 사람보다 유튜버랑 기자가 더 많네요.”

미국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이자, 이 회사 최초의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가 정식 출시된 30일 아침,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를 찾은 한 손님의 말이다.

지난해 아이폰11 출시 때와 달리, 이번 아이폰 12 출시 날에는 애플 스토어 앞에는 긴 대기 줄이 생기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 때문에 애플이 직접 판매하는 자급제 제품 주문이 100% 예약제로 이뤄지고, 이통 3사도 1시간 배송(KT), 새벽 배송(SK텔레콤)까지 내세운 온라인 선착순 예약판매를 대거 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1회 매장 입장자 수도 제한하면서 혼란은 전혀 없었다. 매장 관계자는 “기다리는 예약 고객을 맞기 위해 평소보다 2시간 이른 아침 8시에 문을 열었다”고 했다.

◇5G 개시 1년반 만에 나온 ‘늦둥이’

통신 3사도 일제히 출시 행사를 열었다. KT 는 29일 밤 구독자 47만명인 BJ 최군 등이 나와 아이폰 12 출시 유튜브 라이브를, LG유플러스도 같은 시간 서울 강남 매장 ‘일상비일상의틈’에서 비대면 라이브 행사 ‘틈만 나면 Z맘대로’를 열었다. SK텔레콤은 30일 오후 홍대거리에 개장한 플래그십 매장 T팩토리에서 제시, 그레이, 로꼬 등 인기 가수가 나오는 공연을 연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12가 정식 출시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아이폰12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아이폰12는 한국과 미국에서 5G 서비스가 시작된지 1년 6개월만에 나온 ‘늦둥이’ 5G폰이다. 대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3.5㎓ 주파수 대역뿐만 아니라 더 빠른 속도를 내는 28㎓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5G도 지원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현재로서는 28㎓ 주파수 대역의 전 국민 서비스 계획이 없다’는 정부 입장에 따라 28㎓ 안테나가 빠져 실제 사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전 제품보다 50% 빠른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14 바이오닉)를 탑재하는 등 이전 제품보다 여러모로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2 덕분에 5G 1000만 간다"

통신업계는 아이폰12가 연내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의 핵심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선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만 5G폰이 나왔기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20%에 육박하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5G로 갈아타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서울의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율이 13.6%로 17개 광역시 중 가장 낮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통신업계는 1000만명 가까운 아이폰 사용자 중, 5명 중 1명꼴인 200만명만 아이폰12로 갈아타더라도 얼마 전 800만명을 돌파한 5G 가입자가 금새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폰12 사전 예약만 벌써 50만대에 달해, 150만대 이상 판매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아직 출시 날짜가 미정이었던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2 프로맥스’의 출시일은 다음 달 20일로 알려졌다. 사전예약은 다음 달 13일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