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분기 기준 처음이다. 전체 분기별로 보면 2017년 2분기 이후 3년만이다.
9일 시장조사업체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3.7%를 차지해 2위인 애플(30.2%)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3위는 LG전자 (점유율 14.7%), 4위는 레노버-모톨로라(8.4%)였다.
◇3분기 처음으로 애플 제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을 이례적으로 본다. 애플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로 아이폰12 시리즈를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게 출시한 영향이 크다. 애플 충성층이 아이폰 신제품을 예년보다 조금 더 기다리는 틈을 타 삼성전자가 공격 마케팅에 나서며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20과 9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2 등 전략 스마트폰이 잘 팔리고, A51, A51 5G, A71 5G 등 중저가 폰 판매량도 크게 늘면서 판매 1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 3~4분기는 ‘애플의 계절’로 불린다. 애플이 매년 3분기말쯤에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고, 4분기들어 아이폰 판매량이 폭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애플 아이폰의 위상은 매우 크다. 작년 3·4분기의 경우 애플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36.1%, 47.9%였다.
물론 삼성전자가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애플을 한번도 못 이긴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와 2016년 2분기, 2017년 2분기에 애플을 제치고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했었다.
◇삼성전자, 3분기 굳건한 세계 1위 유지
한편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굳건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전 세계에 80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시장 점유율 21.9%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분기(5420만대)보다 48% 증가한 수치이고, 1년 전(7820만대) 3% 늘어난 양이다.
특히 미국의 제재를 받는 2위 화웨이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올 2분기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점유율 19.7%)를 차지했지만 올 3분기 판매량이 곤두박질해 점유율 14.1%로 2위에 그쳤다.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7.8%포인트로, 2018년말 이후 최대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