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투자 이민을 통해 유럽 지중해에 있는 섬나라 키프로스의 시민권을 획득했다고 미 CNBC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키프로스 시민권을 취득하면 유럽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30억 이상 투자하면 유럽 어디든 살 수 있는 ‘황금여권’

외신에 따르면 슈미트는 200만~3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투자에 의한 시민권’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권을 얻었다. 그의 부인 웬디와 딸 소피도 함께 시민권을 신청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프로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투자 이민을 통해 시민권을 발급한다. 시민권을 얻으려면 최소 215만유로(약 30억원)를 투자해야 한다. 키프로스 시민권이 있으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고, 유럽 내 은행 계좌에 돈을 예치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이때문에 키프로스 시민권은 ‘황금 여권’으로 불리며 전세계 기업인과 정치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외신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키프로스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은 러시아가 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500명), 중동 지역 국가(35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키프로스 정부는 이같은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80억달러(약 9조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미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의 CEO로 있다가 2018년까지 구글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회장을 역임했다. 최근엔 알파벳 기술고문직까지 사임하며 구글과 완전히 작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슈미트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는 약 192억 달러(약 2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