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암(오른쪽) SK스토아 대표

SK텔레콤의 T커머스 자회사 SK스토아가 업계 최초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T커머스는 IPTV(인터넷TV)나 디지털 케이블TV를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 방송 홈쇼핑이다. 전화(ARS)나 전용 모바일앱으로 주문하는데 TV홈쇼핑과 달리, 방송을 보다 TV 리모컨을 눌러 바로 상품을 고르고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는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SK스토아가 지난 10월말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며 “이는 국내 10여개 T커머스 기업 중 최초로, T커머스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방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T커머스 시장에서는 SK의 ‘SK스토아’를 선두로 KT의 ‘K쇼핑’, 신세계의 ‘신세계TV쇼핑’, 태광의 ‘티알엔’, W쇼핑 등 T커머스 전문업체 5개와 GS홈쇼핑의 ‘GS마이샵’, CJ ENM의 ‘CJ오쇼핑플러스’ 등 TV홈쇼핑 운영 채널 5개가 경쟁하고 있다.

T커머스 업계는 2015년 본격 사업을 시작, 2018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시장 규모가 4조 원대로 커진 지난해부터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SK스토아 역시 2017년 SK브로드밴드에서 분사 당시 연간 거래액이 1272억에 불과했으나 그해 말 윤석암 대표가 지휘봉을 잡고 급성장을 거듭, 지난해엔 거래액이 6800억원에 달하며 1위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올해 말에는 2017년의 10배에 달하는 1조20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토아ON’으로 T커머스 혁신 주도

윤 대표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다양한 미디어커머스 전략을 펼쳐온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밝혔다. SK스토아는 쇼호스트 3명이 토크쇼 형태로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여행방송, 실제 집과 똑같은 생활공간을 3D(3차원) 그래픽 가상현실(VR)로 구현한 청소기 판매방송, 인기 드라마(스토브리그)의 굿즈 단독 판매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 중장년·노인 가입자가 있는 집에는 실버 상품, 어린이가 있는 가구에는 아동의류 판매 영상을 띄우는 맞춤형 다원 방송 등도 선보이고 있다.

윤 대표의 주도로 지난 3월 시작한 클라우드(원격 컴퓨팅)와 빅데이터 기반 ‘스토아ON’ 서비스도 연착륙하며 거래액 1조원 돌파에 큰 힘이 됐다. IPTV와 디지털 케이블 TV의 다양한 시청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지역과 시간대, 시청자의 인구 특성에 맞는 맞춤형 홈쇼핑 방송을 제공해 구매 성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TV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달리 일방향적인 정보전달 수단”이라며 “SK스토어의 스토아ON과 같은 첨단 T커머스 서비스가 지난 25년간 일방향 플랫폼에 머물러온 TV 홈쇼핑 시장에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더 나아가 T커머스 기업의 가치도 여러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