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사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미국의 유명 온라인 신발·의류 쇼핑몰 재포스(Zappos)의 공동 창업자 토니 셰이(47)가 사망 전 이상 행동을 보였다는 친구들의 인터뷰가 나왔다. 셰이는 지난달 27일 코네티컷주(州) 뉴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유독가스 흡입 합병증으로 숨졌다.
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셰이가 사망 전 최소 6개월간 극단적으로 굶거나 불에 집착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측근들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평소에도 파티를 자주 열었던 셰이는, 지난 8월 재포스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뒤 특히 음주가 늘었다고 한다. 그는 술뿐만 아니라 엑스터시와 같은 마약류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가 1999년 창업한 온라인 신발 판매 회사 재포스는 2009년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넘었다. 셰이는 그해 아마존에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에 재포스를 매각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경영을 도맡아오다 지난 8월 21년 만에 은퇴했다. 무료 배송·반송 서비스를 구축했고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만족한다’는 경영 철학으로 수평적인 사내 문화를 주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평소 철학을 담은 책 ‘딜리버링 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행복 전달)’가 2010년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은퇴 후 그의 이상 행동은 점점 심해져서, 극단적으로 단식을 해 한때 몸무게가 100파운드(약 45kg)도 나가지 않게 됐다고 한다. 또 일부러 소변을 보지 않고,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아산화질소에 의존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아산화질소는 환각 성분이 강한 마취제 ‘해피벌룬’의 주성분이다.
은퇴 이후 불에 집착하기 시작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올해 초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셰이에게 자택을 판 부동산 중개인은 얼마 후 그 집에 가보니 1000여 개의 촛불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지인들은 셰이가 자택의 창고를 밀폐시킨 뒤 히터로 온도를 올려 산소 농도를 낮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셰이는 화재 사고 당시 창고 안에서 문을 잠그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창고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하와이의 한 재활병원에 입원할 계획을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