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 당국을 비판했다가 불려갔던 마윈<사진> 알리바바 창업주가 금융 당국과의 면담에서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일부 국유화를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마윈이 중국 공산당에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윈은 11월 2일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4개 감독기관과의 면담에서 “국가가 필요로 한다면 앤트그룹이 가지고 있는 모든 플랫폼의 어떤 부분이라도 내주겠다”고 말했다. 당국의 ‘군기 잡기’ 성격이 컸던 당시 면담은 마윈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연설에서 마윈은 “혁신은 시장·풀뿌리·젊은이에게서 나온다. 문제는 (당국이) 규제를 하는 능력만 강하고, 이들의 발전을 지원하는 능력은 약하다”며 “(당국과 금융기관들은) 전당포 같은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중국 금융 당국은 마윈과 앤트그룹 경영진을 불러들였고, 세계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인 38조원(345억달러)이 몰린 앤트그룹의 상장을 전격 중단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와 관련해 앤트그룹 대변인은 “규제 당국과의 회의 내용은 기밀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마윈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향후 앤트그룹이 자본을 확충할 때 국영 은행이나 다른 국영 기관투자자가 앤트그룹의 지분을 상당 부분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