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48인치 중형 OLED TV<사진>용 패널 양산에 나섰다. 그동안 국내에선 55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만 생산해왔지만, 코로나 이후 48인치 게임용 TV 인기가 급증하자 긴급 증산에 나선 것이다. 48인치는 현재 시중에 나온 OLED TV 중 가장 작다. TV는 클수록 잘 팔린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의 업계 불문율을 역행한 셈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내달부터 파주에서 48인치 OLED TV용 라인을 새롭게 가동해 패널 생산에 들어간다. 기존 48인치 패널 생산을 맡고 있던 중국 광저우 공장에선 유리판 한 장에서 77인치 대형 패널 두 장을 찍어내면서 부수적으로 48인치 패널도 두 장을 찍어냈다. 이와 달리 파주 공장에서는 유리판 한 장당 48인치 패널만 8장을 찍어내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파주 공장 가동으로 지난해 22만장이었던 48인치 패널 출하량이 올해 100만장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지난해 6월 LG전자가 처음으로 게이머를 겨냥한 48인치 TV를 내놨을 때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중형 OLED TV를 살 돈이면 구매자들은 대형 LCD TV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게임 화면 끊김 방지 등 게임 전용 기능이 있는 중형 TV가 게이머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도시바·소니·샤프·필립스·뱅앤올룹슨 등도 발 빠르게 비슷한 기능을 갖춘 48인치 게이밍 TV를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다. 게이머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며 지난해 소니의 콘솔 신제품 PS5가 출시됐을 땐 48인치 TV 제품이 아마존 등 인터넷쇼핑몰에서 매진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이런 인기 덕분에 이례적 ‘가격 역전’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15일 미국 대표 가전 쇼핑몰인 베스트바이에서 LG전자의 48인치 OLED TV는 1499.99달러(약 165만원)로, 동일 제품 55인치 모델보다 100달러 비싸게 팔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많은 48인치 제품에는 할인이 전혀 붙지 않아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