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개인 정보 기반 온라인 맞춤형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동안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터넷 이용자의 신상 정보가 담긴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한 광고를 기업·광고주에게 판매했는데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자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사용자 정보 제공을 중단한 것이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이용자의 정보 제공을 차단했다.

구글

구글은 3일(현지 시각) “내년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사이트 내에서 옮겨 다닐 때 남긴 방문 기록을 분석하거나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르면 내년 4월 자사 웹브라우저 크롬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담긴 ‘쿠키(사용자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자동으로 생성되는 파일)’를 분석하는 사업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그동안 자사 검색 서비스 이용자의 신상 정보를 분석해 기업과 광고주에게 필요한 맞춤형 광고를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2019년 기준 구글의 온라인 광고 매출은 1350억달러(약 151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사용자의 사생활을 이용해 떼돈을 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비판 속에서도 꿈쩍 않던 구글은 최근 유럽연합(EU)에서 개인 정보 보호 규정 위반 시 수천억원 과징금을 물리는 규제 법안을 추진하자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구글이 온라인 광고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는다. 구글은 쿠키 기반 광고를 판매하지 않고 개인이 아닌 그룹으로 묶어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자주 검색하는 이용자들을 한 집단으로 묶어 이들에게만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광고주로서는 이전보다 맞춤형 광고의 정밀함이 떨어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IT 업계에선 세계 온라인 광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의 이번 조치가 아마존 등 다른 IT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 온라인몰 이용 고객의 구매 정보를 분석해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아마존의 광고 사업 매출(1조7000억원·2019년 기준)은 전자상거래·클라우드(가상 서버) 서비스에 이어 셋째로 크다.

일각에선 “맞춤형 광고 중단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중소 상공인들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맞춤형 광고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데 이전보다 광고 효과가 떨어질 경우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쿠키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자동으로 생성되는 임시 파일. 이용자가 웹페이지를 방문할 때마다 검색 내역, IP(인터넷 접속 주소)와 같이 용량이 작은 파일을 남기는 것이 마치 과자(쿠키) 부스러기와 비슷해 생긴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