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는 다작(多作)보다는 ‘트리플 A급’의 수작을 만들어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다. 그만큼 게임 타이틀 하나를 시장에 내놓을 때까지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독특한 개발 방식은 실제에 가까운 3차원(3D)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을 구현하는 엔진팀이 있기에 가능하다.
펄어비스는 게임 업계에서는 드물게 자체 게임 엔진(게임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을 갖고 있다. 기술·비용 등의 문제로 해외 사용 게임 엔진을 가져다 쓰는 대부분의 다른 기업과 달리 자체 엔진을 사용하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제작 기간이 짧아지면 개발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펄어비스의 대표적 히트작인 ‘검은사막’ 제작 비용은 약 12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7년간의 개발 기간에 700억원을 투입한 비슷한 규모의 게임 ‘블레스’와 비교하면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인 것이다. 또 자체 엔진은 상용 엔진과 달리 최신 기술을 자유자재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펄어비스는 개발사 중에서도 드물게 3D 스캔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펄어비스가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 ‘붉은사막’에도 첨단 기술들이 집약됐다. 붉은사막은 용병들이 광활한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펄어비스는 차세대 게임 엔진을 적용해 사실적인 질감과 자연스러운 광원 효과를 구현할 계획이다. 펄어비스 내 모션캡쳐실과 3D 스캔 스튜디오에서는 게임 내 등장 인물의 움직임에 생동감을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3D 스캔 스튜디오에서는 129대 카메라가 모델을 입체 이미지로 스캔해 보다 사실적인 게임 이미지로 만들어낸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12월 붉은사막의 게임 플레이 영상 일부를 공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태권도 선수의 동작을 모션캡처로 분석해 게임 속 등장 인물이 720도 2회전 발차기를 하는 액션 장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 게임은 올해 말 콘솔 게임과 PC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