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기능을 넣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정부 제재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면서 플래그십 모델 못지 않은 성능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로 그 빈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상반기에만 중저가폰 5개 출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5개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2일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32와 갤럭시A42 5G를 출시했다. 오는 17일에는 갤럭시A52·A72를 공개하는 온라인 언팩 행사를 열고 조만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이 갤럭시 A시리즈 제품의 언팩 행사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에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A12까지 더하면 상반기에만 갤럭시A 시리즈 제품을 5종이나 쏟아내는 것이다.
삼성은 프리미엄폰 못지 않은 중저가폰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이날 국내 출시된 ‘갤럭시A42’는 5G(5세대 이동통신) 모델로,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첫 5G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갤럭시A42는 6.6인치 대화면에 5000mAh(밀리암페어시)의 대용량 배터리, 후면에 4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프리미엄급 성능을 제공한다. 4GB(기가바이트) 램에 128GB 내장 메모리를 제공하며, 마이크로SD 슬롯으로 최대 1TB까지 확장할 수 있고 15W(와트) 고속충전을 지원한다. 가격은 44만9900원이다.
갤럭시A32는 6.4인치 화면에 5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90Hz(헤르츠) 화면 주사율(走査率·1초당 보여지는 정지 화면 수)이 적용됐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끊김 없이 선명한 화면을 재생할 수 있다.후면에는 6400만 화소 메인카메라와 함께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접사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37만4000원이다.
공개를 앞둔 갤럭시A52와 갤럭시A71에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서 인기를 끌었던 기능이 대거 탑재될 전망이다. 갤럭시A52는 대화면인 6.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6400만 화소 후면 메인 카메라 등 4개의 카메라,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 인식 센서, 4500mAh 용량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A71은 6.7인치 OLED 디스플레이와 5000mAh 배터리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모델 모두 방수·방진(IP67 등급) 기능이 적용된다.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에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3년 만이다.
◇화웨이 빈자리 공략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리즈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등 부품을 정상적으로 공급받지 못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매년 공격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시장점유율 10~15%를 가져가던 화웨이가 일순간에 퇴장한 것은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과 경쟁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 A32는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출시했으며 갤럭시 A42 5G는 지난해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