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가상 화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다. 스스로를 ‘도지 아빠'라고 부르는 그가 도지코인 관련 발언을 할 때마다 도지코인을 비롯한 가상 화폐 가격이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도지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가격 띄우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투자업계에서는 “만약 증시를 대상으로 했다면 중범죄에 해당하는 시세 조종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CEO 일런 머스크/AP 연합뉴스

미국 투자전문매체 마켓인사이더는 최근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도지코인은 상위 100명의 보유자가 발행량의 67%를 갖고 있다. 특히 이 중 한 명이 전체 도지코인의 28%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가 일론 머스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특성상, 가상 화폐를 보유한 지갑(계좌)은 인터넷에 공개된다. 이 지갑의 보유자는 2019년 2월부터 도지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367억개를 보유하고 있다. 현 시세로 보면 20조3135억원어치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이 투자자는 한 번에 28.061971개씩 도지코인을 매수하고 있다. 머스크의 생일인 1971년 6월 28일을 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현지에서는 “머스크를 시세조종 행위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시세조종 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 100만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 주식이 너무 비싸다” “상장 폐지하겠다”는 발언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은 전력도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 화폐 시장에서는 아직 이런 ‘펌핑(시세를 띄우는 행위)’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머스크가 실제로 조사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