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광주 북구청에서 한 직원이 잔여 백신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앱으로 예약시스템에 접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노쇼(예약부도) 백신’의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내놓은지 하루만에 IT·게임 업계에 백신 휴가 제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줄 뿐 아니라, 상품권을 주면서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사내에 확진자가 나오면 사무실을 비우고 소독 작업을 하는 등 비효율적인 상황이 많았다”며 “회사 입장에선 백신을 맞은 직원이 많을수록 이득”이라고 말했다.

◇유급 휴가에 상품권까지… ”접종 장려”

28일 게임사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펄어비스·컴투스 등 게임 업체들이 앞다퉈 백신 휴가를 도입하고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6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 당일 반차와 다음날 1일 휴가를 제공해 1차~2차 접종을 통해 총 3일간의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백신을 맞을때마다 당일과 다음날 2일의 유급 휴가를 지원한다. 1차~2차를 합치면 총 4일을 쉴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빌·컴투스·위메이드 등 게임사도 통합 4일의 백신 휴가제를 도입했다. 위메이드의 경우엔 휴가 이후에도 이상 증상이 이어질 경우, 안정될 때까지 유급 형태로 휴가를 연장해준다고 밝혔다.

/일러스트=김성규

이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것은 게임사 펄어비스다. 펄어비스는 다른 게임사들에 앞서 지난 17일부터 총 4일의 백신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백신 접종을 권장하기 위해 1차 접종을 완료한 직원들에게 1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도 백신 도입에 적극적이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전 계열사에 코로나 백신 휴가제를 도입하고, 의사 소견서 없이도 신청만으로 접종 다음날 휴가 소진 없이 공가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28일 지난달 1일 이후 백신을 맞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6월 30일까지 백신 접종시 최대 4일의 유급 휴가를 쓸수 있도록 결정했다.

◇중소기업, 여전히 백신휴가 사각지대

하지만 중소기업 직원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휴가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며, 업체들에게 접종자에게 최장 이틀간의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백신 휴가가 의무가 아닌 권고이기 때문에 도입 여부는 회사의 선택에 달렸는데, 대기업이나 IT기업과 다르게 중소 기업에선 백신 휴가가 도입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 나온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복지가 좋은 대기업이나 IT기업에서 백신 휴가가 도입됐다는 얘기를 들으면 부러울 뿐”이라며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없도록 백신 휴가 부여를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